스트레스가 개인의 전반적인 섭취 패턴을 변화시켜 과식 또는 소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즉, 만성적인 생활 스트레스가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 혹은 열량이 높은 음식과 같은 선호도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동안 많은 사람이 초콜릿이나 감자칩, 피자 같은 음식을 찾았다는 것은 이를 방증하는 현상이다.

사람은 겁을 먹거나 걱정이 있을 때, 에너지를 빠르게 채울 수 있는 탄수화물, 지방, 설탕이 든 음식을 찾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음식은 천연 진정제처럼 기능하며 신체를 차분하게 만든다. 다만, 이러한 단기적 해결책은 장기적 문제로 커질 수 있다. 먹는 데서 위안을 찾다 보면 좀처럼 버리기 어려운 주기에 사로잡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폭식을 일삼게 돼 비만, 당뇨, 심장 질환, 심지어 감정적 문제 등 여러 가지 중증의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코로나19로 체중이 증가했다는 의미로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생겼는가 하면 외국에는 ‘격리조치 15(quarantine 15)’란 용어도 생겼다. 온라인에서 떠도는 용어로, 락다운 기간 사람들이 집에 갇혀 과자 같은 간식만 먹고 운동을 멀리해 약 15파운드(6.8kg) 체중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의사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유명한 ‘격리조치 15’라는 인터넷 용어가 단순한 농담이 아니며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웹MD 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 중 절반과 남성 응답자 중 25%가 락다운 이후 체중이 증가했다고 인정했다. 의사들은 이러한 종류의 체중 증가가 이미 비만이거나 중증의 코로나19 환자에게 특히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격리조치 15는 섭식 장애에서 회복한 사람들에게도 해롭게 작용한다.

데이터베이스 기업 스태티스타는 3월 25일부터 4월 2일까지 유럽 각국 5,52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영국의 응답자 중 27%는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이전보다 식습관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프랑스 응답자 중 15%는 팬데믹 때문에 전보다 건강식을 적게 먹는다고 답했고 이탈리아 응답자 중 14%, 독일 응답자 10%, 스페인 응답자 10%도 비슷한 답변을 했다.

운동 생리학자 레베카 스크리치필드 박사는 ‘격리조치 15’라는 용어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 용어가 “팬데믹으로 인한 공포심을 조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크리치필드 박사는 식사 문화를 둘러싼 문제점, 신체의 계층화를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마른 체형은 뚱뚱한 체형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식사 문화에는 비만이나 과체중을 해로운 것이라는 개념이 팽배해있으며, 조작적이며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크리치필드 박사는 “팬데믹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이 강화됐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음식을 통제하려는 욕구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브라이언 로빈슨 교수는 격리조치 15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신체가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스트레스에 강해진다. 그 결과 도넛이나 콜라, 당분이 많은 주스 등을 찾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식사를 적게 여러 번 먹는 것이다. 섭취하는 음식 양을 일일이 잴 수 없다면 적게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이 같은 습관을 들이면 체중이 늘지 않는다. 집에서 식사할 때 작은 그릇에 먹으면 소식할 수 있다.

미국심리학협회(APA)에 따르면, 성인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향이 있다.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성인 절반가량(47%)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제력을 잃고 배우자에게 소리를 쳤다. 46%는 자녀에게 소리를 질렀으며, 25%는 직장에서 동료와 다퉜다. 34%는 평소에 하던 운동을 걸렀으며, 23%는 가족 혹은 친구와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24%는 학교나 직장에서의 맡은 책임을 소홀히 했다.

스트레스성 혹은 감정적 폭식을 피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 한다. 운전을 하거나 TV를 시청하거나 이동하면서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음식을 앉아서 천천히 먹고 삼키기 전에 여러 번 씹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즐겁고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으며 소화를 도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로빈슨 교수는 "격리조치 15 또는 확찐자라는 인터넷 용어가 재미있다고 하더라도 이 단어에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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