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기후 변화가 열대성 폭풍우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970년대 후반부터 10년 주기로 사이클론 강도가 8%가량 강력해지고 있다. 폭풍우와 열대성 사이클론을 연구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지구 온난화가 폭풍우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고 있지만 정확하게 측정하기 까다로운 이유다. 

위스콘신매디슨대학의 제임스 코신 교수는 “폭풍우의 동향을 찾을 때 접하게 되는 주요 문제점은 적시에 최고의 기술을 사용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매년 수집되는 데이터는 지난해와 약간씩 달라진다. 새로운 위성이 새로운 툴을 사용해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코신 교수는 현재 위성 데이터가 수집한 데이터를 조각조각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 

수백만 명이 이주, 초강력 사이클론 ‘암판’

폭풍우와 열대성 사이클론이 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 사례는 사이클론 ‘암판(Amphan)’으로 지난 5월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강타했다.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암판은 인도양 북동 지역의 벵갈만에서 발생한 역대 폭풍우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기록됐으며 풍속은 시간당 최대 165마일이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 양 국가에서 최소 84명이 사망했고 웨스트 벵갈 콜카타시는 전쟁이 난 것처럼 파괴됐다.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약 300만 명이 성공적으로 대피했지만, 상당수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집에 머무르는 것을 선택했다. 수십만 명은 집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웨스트 벵갈 마마타 바네르지 주지사는 콜카타의 2개 지구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다시 재건해야 한다. 전쟁과 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는 인도보다는 폭풍우보다 앞서 시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었다. 방글라데시 모스탁 후세인 인도주의 국장은 “방글라데시 기준에서도 이번 폭풍우는 매우 강력하다. 풍속 150kph의 바람이 전선을 망가뜨려 500만 명 이상이 전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됐으며 집이 파괴되고 나무가 뿌리째 뽑혔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가 극적으로 강력해진 이후 실시된 여러 연구 결과, 하나의 뚜렷한 동향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즉, 폭풍우가 강력해지고 주요 열대성 사이클론이 더욱 잦아졌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지난 40년에 걸쳐 세계가 상당히 더워졌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전 세계에서 발생한 열대성 사이클론 약 4,000개 이미지 22만 5,000개로 광범위한 데이터세트를 만들었다. 이어 열대성 사이클론이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으로 조사했다.

수집된 데이터가 일관성이 떨어져 세계 열대성 사이클론의 동향을 찾기 어려웠지만, 기후 위기, 특히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열대성 사이클론의 강도가 심각해진다는 이론은 일관성 있게 도출됐다. 아라비아해와 태평양 중앙, 북대서양에서 기상 이변이 더욱 잦아지고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미국 볼더대학의 무라카미 히로유키 박사와 연구팀은 1980~2018년 관측 데이터를 사용해 열대성 사이클론 활동성의 변화를 수량화했다. 그 결과, 에어로졸과 온실가스 배출, 화산 폭발 등이 여러 지역의 열대성 사이클론 동향을 변동시키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해수 온도 상승이 열대성 폭풍우를 활성화하고 있다는 예측과 일치했다. 하미쉬 램지 박사는 “기온이 상승할수록 더욱 강력한 폭풍우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역별로 사이클론 강도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으며 인도양 남부와 태평양 남부에서 강력한 폭풍우 발생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공기가 열대성 사이클론을 촉발하고 있으며 주요 열대성 사이클론 발생 확률이 15%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가 열대성 폭풍우를 가속하고 있지만 자연 주기도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연 주기 때문에 폭풍우 발생 빈도가 지역별, 시기별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해양대기관리처의 제임스 코신 박사는 “자연적 원인과 인위적 지구온난화 원인이 결합돼 폭풍우 발생 동향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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