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코로나19에 이어 또 다른 위협, 진드기 전염병에 직면했다. 흡혈 진드기 떼가 시베리아 여러 지역을 강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어 진드기 전염병 치료제를 갖추지 못한 병원이 많은 상황이다.

현재 러시아에는 숲과 공원뿐만 아니라 도심 한복판에도 진드기가 살고 있다. 시베리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크야스노야르스크에서 진드기에 물린 사례는 지난해보다 400% 증가했다. 놀라운 점은 진드기 발생 시즌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것이다.

5월 22~28일 1,925명이 진드기에 물렸다고 보고했으며 여기에는 어린이 103명도 포함돼 있다. 크야스노야르스크에서만 올해 진드기 발생 시즌 초부터 발병한 진드기 흡혈 환자 3,169명이 추가됐다.

진드기 매개 질병 늘어나 

크야스노야르스크의 행정구역 61곳 중 57곳에서 뇌염을 동반한 진드기 환자가 발생했다. 이 문제는 시베리아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뇌염은 두뇌에 생기는 염증으로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유발되며 대부분 진드기에서 사람으로 전염된다. 뇌염에 걸리면 영구적인 장애를 유발하고 적시에 진단 및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사망할 수 있다.

크야스노야르스크의 지역 언론사들은 진드기 매개 감염증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관계당국에서는 지난 겨울에 이례적인 수준으로 따뜻했기 때문에 평년보다 진드기 매개 감염증 발병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겨울 기온이 따뜻해 진드기의 주요 숙주인 숲에서 서식하는 설치류 대부분이 겨울철에 생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시베리아 지역의 숲에서 서식하는 설치류 수가 상당히 증가함에 따라 진드기의 수도 늘어났다. 이 때문에 진드기 매개 뇌염 발병률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시베리아 대부분 지역에서 진드기는 연례 문제가 되고 있다. 현지인들은 매년 진드기 보험에 가입하기도 하는데, 일례로 보험회사 로스고스트라흐(Rosgosstrakh)는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한다. 면역글로불린 항체를 체내에 충분히 주입하는 경우 3일 내에 뇌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많은 시민들이 올해 러시아에서 면역글로불린이 부족해 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크야스노야르스크 지역 비정부 자선단체 대표 타티야나 피오도로바는 캠핑을 갔다가 딸이 진드기에 물렸지만, 면역글로불린이 없어 치료를 할 수 없었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게재했다. 

피오도로바는 크야스노야르스크 거주민 모두 면역글로불린 부족 사태를 알지 못하지만, 보험사는 여전히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포함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면역글로불린 주사의 평균 가격

2017년 기준, 미국에서 면역글로불린 주사 평균 가격은 97달러였다. 남아프리카에서는 78달러, 아랍에미리트 51달러, 독일 41달러, 스위스 33달러, 영국 27달러, 네덜란드 17달러였다.

2018년, 미국에서 면역글로불린 수요는 9% 증가했으며 독일에서도 12%, 호주 10%, 스페인 9% 증가했다.

진드기 매개 뇌염(TBE) 관련 통계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해마다 1만~1만2,000명의 진드기 매개 뇌염 환자가 보고되지만, 실제 환자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TBE는 사람 간에 직접 전염되지 않으며, 숲 지역에서 실외 활동을 하는 동안 진드기에 접촉했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시민들에게 여름철 캠핑 시 보호용 의류를 착용하고 진드기 억제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이 진드기에 옮지 않았는지 항상 살펴야 한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에서 진드기가 또 다른 질병을 확산시키고 있다. 관련 단체는 이와 관련해 기본적인 예방 정책을 펼치고 면역글로불린 치료제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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