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법으로 비디오 게임을 승인했다.

다만 FDA는 주의력 결핍 혹은 복합형 ADHD 진단을 받은 8~12세 아동에게만 게임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비디오 게임이 ADHD 치료제로 승인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승인받은 게임은 게이머의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HD에 대한 알려진 사실

ADHD는 아동기에 발생하는 신경 발달 장애로, 대개 주의력이 떨어지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억제하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질환이다. 심각하다면 과도한 공상, 빈번한 건망증, 부주의 또는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여러 증상을 바탕으로 ADHD의 유형을 분류한다. ADHD의 세 가지 주요 유형으로는 주의력 결핍형, 과잉활동-충동형, 그리고 복합형이 있다.

주의력 결핍형 ADHD는 어떤 작업을 완료하거나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지침, 안내 사항 등을 제대로 따를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의 세부 사항을 기억하지 못한다.

과잉활동-충동형 ADHD는 주로 충동적인 행동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진단되는 ADHD다. 이런 유형의 환자들은 인내심이 부족하다.

복합형 ADHD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유형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유형과 관계없이 ADHD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과도한 행동으로 인해 사고나 부상 당하기 쉬우며 다른 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단것을 먹고 싶다는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ADHD 환자는 당뇨병도 앓을 수 있다.

새로운 디지털 기반 요법 승인

FDA는 지난 15일, 소아 ADHD 치료법의 일환으로 비디오 게임 사용을 승인했다. 이 게임은 환자의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게임이다. 게임의 이름은 ‘엔데버Rx(EndeavorRx)’다. 게임은 ADHD 진단을 받고 의사의 처방전을 얻은 환자에게만 제공된다.

FDA의 기기 및 방사선 건강센터 소장인 제프리 슈런은 "엔데버Rx는 어린이의 ADHD 관련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비 약물적인 옵션이며 점점 증가하는 디지털 치료 분야의 좋은 예시다. FDA는 환자들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면 2016년에는 미국에만 700만 명 이상의 소아 청소년 ADHD 환자가 있었다. 2~5세 어린이가 38만 8,000여 명, 6~11세가 400만 명, 12~17세가 300만 명 정도였다. ADHD를 앓는 어린이 대다수는 남자아이였다.

600명 이상의 ADHD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엔데버Rx가 ADHD 치료제로 승인됐다. 연구진은 이 게임이 어떻게 ADHD 치료제로 쓰일 수 있을지 게임의 다양한 측면을 조사했다. 학술지 랜싯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게임은 소아 ADHD 환자들 사이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8~12세 총 348명 어린이들이 무작위로 치료용 비디오 게임 혹은 다른 비디오 게임을 하도록 했다. 168명의 어린이는 치료용 게임을, 나머지 168명의 어린이는 다른 게임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하루에 25분씩 매주 5일 동안, 4주에 걸쳐 게임을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가장 흔한 경미한 부작용은 두통이었다. 이 게임을 개발한 아킬리 인터랙티브(Akili Interactive)는 치료가 진행되는 한 달 동안 ADHD를 앓는 자녀를 둔 부모 중 절반이 자녀의 일상생활에서 눈에 띄게 긍정적인 변화를 관찰했다. 두 번째 치료를 진행하자 68%의 부모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주의력이 높아진 효과는 4주간의 치료 이후 약 한 달 동안 지속됐다.

비디오 게임의 본래 의도는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게임은 계속해서 어린이들이 관심을 갖고 게임을 진행하도록 여러 자극을 제공한다. ADHD를 앓는 어린이는 이 게임을 통해 주의력을 높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계속해서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현재로서 이 게임은 8~12세 ADHD 환아들에게만 사용된다. 특히 주의력 결핍형, 복합형 ADHD를 앓는 어린이가 주요 치료 대상이다. 일부 부모들은 자녀가 게임으로 치료를 받으려다가 오히려 게임에 중독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할 수 있지만, 일부 부모는 약물 치료의 부작용 등 위험성을 걱정하는 것보다는 게임을 활용하는 편이 더 안전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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