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로 불리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기대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3건의 임상시험 결과는 그다지 획기적이지 않았다. 일부 연구진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기 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러 연구진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활용해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세 차례에 걸쳐 코로나19에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즉, 코로나19 환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했을 때 아무런 의학적인 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환자들은 약물 부작용을 겪을 위험이 있었다. 연구 결과는 리커버리 트라이얼, 클리니컬 트라이얼,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실렸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용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주로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약물로, 말라리아가 흔하지 않거나 존재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다른 질병을 치료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수요가 높아지면서 말라리아 발생 지역으로 가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공급이 영향을 받았다.

류머티즘 전문의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자가면역 질환에 중요한 약물이다. 약물의 활성 성분이 자가면역과 관련된 통증과 부종을 감소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류머티즘 관절염, 소아 특발성 관절염, 전신 홍반 루푸스 등이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가 이처럼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의사들은 이 약물이 신체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한다. 면역계 통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를 방해하는 것 같다는 추측이 존재할 뿐이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부작용도 기록돼 있다. 부작용으로는 피부 색소 침착, 모발 변화 및 근육 약화가 있으며, 드문 부작용으로는 시력 문제, 빈혈 등이 있다. 심장박동이나 부정맥에 변화가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코로나19에 효과 없나?

코로나19 치료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다만 실험에서는 약물의 활성 성분이 인간 세포의 환경을 변화시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를 방해하고 감염이 더 어려워지도록 만든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다만 생체 외부에서 진행된 실험 결과가 생체 내에서도 똑같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역학으로 생체 내에서 결과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최근 같은 달에 발표된 3건의 연구 또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게다가 이 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이 부정맥 등 부작용을 보였다.

지난 6월 3일, 코로나19에 노출된 성인 821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코로나19에 노출됐다는 것은 마스크 등의 보호 장비 없이 코로나19 환자와 2m 내 거리에서 10분 이상 머물렀다는 것을 뜻한다. 노출 4일 후 위약 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했다. 복용량은 한 번에 800mg이었고 이후 6~8시간 지나 600mg, 그 이후 4일 동안 하루에 600mg이었다.

821명은 모두 노출 초기에 무증상을 보였지만, 그중 719명, 즉 87.6%가 고위험 노출군으로 분류됐다. 또 위약을 복용한 그룹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그룹 사이의 코로나19 발생률에 유의미한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다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자의 40.1%는 부작용을 겪었고, 위약을 복용한 사람 중에는 16.8%만 부작용을 겪었다.

6월 9일 스페인에서 발표된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와 일반적인 치료를 받은 환자 사이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시험관 내 환경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SARS-CoV-2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억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약물이 인체 내에 투여됐을 때는 코로나19 치료 및 예방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 5일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영국에서 175개 병원 1만 1,0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약물을 투여하고 28일 후에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약물 복용 그룹 환자의 25.7%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위약을 복용한 그룹에서는 23.5%가 사망했다. 즉,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환자들의 사망률이 약간 높았다. 결국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예방이나 치료에 유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연구를 진행한 옥스퍼드대학의 보건 전문가 피터 호비 교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많지 않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졌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 실망스러운 결과이긴 하지만, 앞으로 연구진이 코로나19를 치료 및 예방할 다른 약물을 개발하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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