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bodypositive 해시태그 컨텐츠가 확산됐다(출처=pexels)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자기 몸 긍정주의 운동이 퍼지고 있다. 자기 몸 긍정주의는 자신의 몸이 어떻게 생겼든, 몸무게와 체형에 관계없이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것을 말한다. 많은 사람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신체 때문에 괴롭힘과 차별을 당했던 이야기를 털어놓고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의 표준에 대항하고 있다.

자기 몸 긍정주의가 시작된 이유

미국의 식이장애클리닉 멜로즈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여성의 약 80%가 자신의 외모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정상 체중인 여성 70%가 더 마르기를 원한다. 남성은 34%만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않았다. 13세 소녀 53%는 몸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 비율은 17세에 78%로 상승한다.

이전까지는 미디어에서 제시하는 날씬하고 키가 크고 피부가 좋은 신체가 표준이었고, 많은 사람이 이런 표준에 맞추기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나 성형 수술을 했다. 하지만 이제 자신의 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늘었다. 자기 몸 긍정주의가 시작된 이후 많은 여성이 사회적인 신체 이미지에 도전하고 스스로 격려하고 있다. 

자기 몸 긍정주의는 사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부터도 진행됐다. 가장 오래된 뿌리는 빅토리아 시대의 드레스 개혁 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여성들은 모래시계와 같은 비현실적인 몸매를 만들기 위해 강력한 코르셋을 착용했고, 장기가 눌리거나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의 상해를 입기도 했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여성들이 지나치게 조이는 코르셋을 사용하지 않거나 드레스 대신 바지를 입는 운동을 했다.

1960년대에는 통통하거나 뚱뚱한 여성들에 대한 차별을 종식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오늘날에는 소셜미디어 덕분에 자기 몸 긍정주의가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자기 몸 긍정주의와 소셜미디어의 역할

자기 몸 긍정주의는 2012년 해시태그 운동으로 시작됐다. 과체중 흑인 및 소수민족 여성들이 중심이 돼 뚱뚱한 신체여도 자신을 사랑한다는 내용을 담은 글과 사진을 올렸고 이후 다양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같은 해시태그가 사용됐다. 

소셜미디어는 많은 여성이 어떤 내용을 보고 얼마나 큰 영향을 받는지를 결정하는 플랫폼이다. 2016년 여러 논문을 분석한 결과, 인스타그램을 계속해서 스크롤하며 다른 이들이 올린 사진을 보다 보면 신체에 대한 생각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한다. 호주 맥쿼리대학의 연구원 자스민 파둘리는 "인스타그램이나 다른 플랫폼에서 본 사진과 자신의 모습을 비교한다"고 말했다.

2019년에 진행된 한 연구에서 #bodypositive 및 #effyourbeautystandards로 게시물을 조사한 결과, 이런 해시태그를 달고 있는 게시물에는 실제로 다양한 체형의 사진이 올라온다. 또 인스타그램에서는 포토샵 등으로 편집한 몸매 사진 대신 배꼽이나 셀룰라이트 등의 신체 특징을 그대로 올리는 운동도 진행됐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자기 몸 긍정주의 운동을 진행할 때 이런 콘텐츠를 접하는 여성들이 몸에 느끼는 만족도가 높아졌다. 웨스트잉글랜드대학의 에이미 슬레이터 부교수는 "자기 몸 긍정주의와 편집되지 않은 신체 사진을 올리는 운동이 다른 사람들의 신체 이미지에 실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자기 몸 긍정주의 콘텐츠에 노출된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에 더 만족했고, 신체의 고유한 기능과 건강을 인식했다. 또 사회적인 미의 기준에 도전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자기 몸 긍정주의의 어두운 면

자기 몸 긍정주의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더 사랑하고 자신의 몸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끼도록 돕고 있지만, 일부는 이 운동을 비판한다. 사람들이 편안하다면 몸에 대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가령 고도비만 및 관련 질병으로 인해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살을 빼야 하는 사람들조차도 자기 몸 긍정주의 때문에 건강해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일부 여성들은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는 것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누가 '좋아요'를 누르는지, 누가 어떤 댓글을 남기는지 여전히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기 몸 긍정주의 콘텐츠는 여성들이 오히려 자신의 외모에 더 집중하도록 만든다. BBC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어떤 연구 결과 자기 몸 긍정주의 콘텐츠를 접한 여성들도 결국 아직까지 자신의 신체를 객관화하고 있었다. 요크대학의 제니퍼 밀스는 "운동 덕분에 여전히 자신의 신체를 객관화하고 자신이 보기에 좋지 않은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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