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장애가 있는 사람은 집이나 사무실 등을 물건으로 가득 채운다(출처=픽사베이)

저장장애가 ADHD 증상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장장애란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쌓아두는 것을 말한다. 저장장애가 있는 사람은 쓸모 없는 물건도 과도하게 저장해두려고 하고, 물건을 버릴 의사가 없으며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저장장애는 수집과 달리 원하지도 않고 필요도 없는 것까지 전부 모아두는 것을 말한다. 미국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에 따르면, ADHD는 집중력이 부족하고 충동이 강해 발달이나 기능을 방해하는 지속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영국 앵글리아러스킨대학 연구진은 저장장애와 ADHD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연구 책임자 샤론 모레인 박사는 ADHD 진단을 받은 성인들을 비교했다. 피험자들은 영국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모집됐다. 비교분석 결과, ADHD 진단을 받은 사람 중 20% 정도가 저장장애를 보였다.

모레인 박사는 "저장장애 또한 ADHD를 진단받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을 진행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성인 ADHD 클리닉에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저장장애 증상이 나타나는지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클러터 이미지 등급 스케일 사용

연구진은 CIR(Clutter Image Rating) 등급과 같은 여러 평가 기준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로부터 집의 거실, 침실, 주방 사진 등 생활 조건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진을 받았다.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저장장애 증상과 환자의 연령 및 성별 등은 그다지 큰 관련이 없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DHD로 치료 및 도움이 필요한 성인 5명 중 1명 정도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저장장애 증상이 있었다. 저장장애 증상을 보인 ADHD 환자의 평균 연령은 30대 후반이었으며 성별은 관련이 없었다. 

저장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CIR 등급 평균 점수는 거실 3.7점, 주방 3.4점, 침실 4.1점이었다. 저장장애가 없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점수는 각각 1.3점, 1.2점, 1.3점 정도다.

2013년 바르셀로나의 연구진의 조사에서도 저장장애 증상과 ADHD 증상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당시 연구진은 평생에 걸친 저장장애 증상과 유년기 시절의 ADHD 증상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저장장애 통계 및 증상

국제OCD재단은 전체 인구의 약 2~6%가 저장장애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질환은 남성과 여성에게 똑같은 비율로 영향을 미치며, 11~15세에 처음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저장장애 증상이 있는 사람은 집이나 사무실, 자동차를 저장할 물건으로 가득 채운다. 물건을 놓는 데 방해가 된다면 가구나 가전제품을 모두 들어내고 그 자리를 물건으로 채운다. 물건을 지나치게 많이 쌓아둬 집에 제대로 들어갈 수도 없으며 물건에 압도돼 오히려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청구서나 영수증, 무료로 나눠주는 물건들, 레스토랑에 비치된 설탕이나 성냥 등 모든 물건을 저장한다.

저장장애가 있는 사람을 '호더'라고도 하는데, 정리정돈을 어려워하며 물건을 버리지 못한다. 또 새로운 물건을 얻었을 때 비정상적으로 강력한 기쁨을 느낀다. 물건을 버리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두려움이나 죄책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저장장애는 치료가 가능하지만 강박장애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일반적인 치료법에는 잘 반응하지 않는다. 저장장애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 집을 정리 및 청소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저장장애 환자를 치료하려면 가족 구성원과 커뮤니티 구성원이 오랜 시간 함께 노력해야 한다. 몇 개월 안에 재발할 수도 있으며, 환자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거부할 수도 있다.

저장장애 행동을 보이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혼자 살고, 비만일 가능성이 3배 더 높았다. 저장장애 환자들은 완벽주의자일 가능성도 높았다. 저장장애 유형은 다양한데, 가장 흔한 유형은 소유물을 비축하는 유형이다. 잡지, 신문, 책 옷, 사진, 음식 등을 저장한다. 개나 고양이 등의 동물을 한 집에서 수십 마리씩 기르기도 하는데, 이를 ‘애니멀 호더’라고 부른다. 애니멀 호더들은 동물을 학대하거나 방치하기도 한다. 극단적인 저장장애 환자는 쓰레기를 집 안에 모아둔다.

저장장애와 관련된 이전 연구는 주로 개인의 저장 행동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연구는 ADHD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저장 행동에 초점을 맞춰 ADHD와 저장장애의 연관성에 대해 알아본 것으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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