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발견됐던 고대 인류의 화석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10만년 이상 더 오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와 호주 그리피스 대학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진은 최근 모로코 제벨 이르후드 지방에서 1961년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 화석이 약 30만년 전의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호모 사피엔스 유해는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약 19만5000년 전의 화석이었다.

연구팀은 그동안 호모 사피엔스가 약 20만년 전 동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번성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화석들의 발견으로 30만년 전부터 이미 아프리카 전역에 호모 사피엔스가 존재해 왔음을 알게 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번에 발견된 화석이 최초의 인류 화석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혀 최초의 인류가 조정확히 제 생겨났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태다.

새로 발굴된 화석들은 두개골, 턱뼈, 이빨을 포함하고 있으며 돌로 만든 도구들도 함께 발견됐다. 이는 인류가 진화 과정 초기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 단계의 인류는 현 인류와 비슷한 얼굴 골격을 가졌지만 뇌의 형상이 좀 더 원시적이며 두개 부분은 아직 발달하지 않았다.

모로코의 호모 사피엔스 화석 두개골은 1961년 당시 광부들에 의해 발견됐다. 커다란 두뇌에 원시적인 두개골 형태를 가진 이 화석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아프리카 네안데르탈인 것으로 추측됐다.

지난 2007년 학자들은 인간의 치아의 방사성 연대 측정에 근거해 이들 화석이 약 16만년 전의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화석의 주인이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인 하이델베르크인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다만 일부 학자들은 인류의 분화가 조금 더 일찍 시작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고인류학자 존 호크스 박사는 현생 인류와 가장 가까운 조상인 네안데르탈인이 적어도 50만년 전에 분화했다고 주장해 왔다.

프랑스의 고인류학자인 장 자크 위블린 박사는 제벨 이루후드의 두개골을 독일 라이프치히의 막스플랑크 연구소로 옮겼으며, 모로코 마라케쉬에서 서쪽으로 100km 떨어진 지역의 붕괴된 동굴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위블린 박사팀은 2004년부터 발굴을 계속한 결과 각종 석기 도구를 비롯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 최소 5명의 두개골과 턱, 치아 및 다리와 팔뼈 화석을 발견했다.

이들은 열 형광 기법을 사용해 석기 도구들과 유골이 어느 시대의 것인지를 측정했으며, 발견된 화석들이 초기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고대 인간들이 사하라 사막이 33만~30만년 전 녹지였을 때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번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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