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동물농장' 같은 방송이나 유튜브 등에서 시선을 끄는 고양이의 귀여운 표정은 이들이 입양되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링컨 대학 심리학과의 C.C. 캐리오 박사팀은 고양이들의 다양하고 복잡한 표정을 분석한 후, 이들의 표정이 보호소에서 일반 가정으로 입양되는지 여부에 특별한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장난감과 가구에 털을 자주 문지르는 고양이일수록 입양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3년 진화 심리학자들은 눈썹을 더 자주 치켜드는 보호소 개가 다른 개에 비해 더 빨리 주인을 찾아 입양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간과 만나는 동안 이마를 20번 올린 개는 5번 올린 개보다 약 2배 빠른 시간 안에 입양됐다. 연구팀은 이마를 치켜 올리는 개의 행동이 사람으로 하여금 친근한 느낌을 준다고 결론지었다.

수천 년 동안 인간과 공존해 온 개는 아마도 인간에게 더 호소력 있는 행동들을 학습해 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팀은 '고양이 얼굴 행동 코딩 시스템(Cat Facial Action Coding System)'이라는 것을 개발, 고양이에게서도 똑같은 행동이 관찰되는지를 조사했다.

인간과 침팬지, 원숭이, 긴팔 원숭이, 오랑우탄, 개를 대상으로 한 유사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시스템은 근육의 움직임과 해부학에 따라 고양이가 지을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얼굴 표정을 분석한다.

얼굴 표정은 15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으며 귀의 움직임은 7가지, 입술과 코, 눈꺼풀 등과 관련한 움직임은 6종이 있었다.

그 후 연구팀은 영국의 3개 동물 보호소에서 106 마리의 고양이를 찾아가 얼굴 표정과 신체 움직임 목록을 작성했다.

이들은 고양이들의 표정과 동작 및 입양까지 걸리는 시간 사이의 통계적 상관관계를 찾아내 고양이들이 얼마나 빨리 새 주인을 만나는지를 추적했다.

그 결과 개와 달리, 고양이는 얼굴 표정이 입양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장난감이나 가구에 자주 몸을 문지르는 고양이는 그렇지 않은 고양이보다 약 30% 빨리 입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개와 비교했을 때 고양이가 인간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려는 진화론적 압력을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살게 된 것이 다른 가축에 비해 늦은 시기이다 보니 아직은 야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스위스 취리히의 응용윤리 및 동물 심리학 연구소에서 반려동물을 연구하는 진화 생물학자 데니스 터너 박사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아직은 고양이의 행동을 이해하는 있어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고양이의 표정이 인간에게 선택되는 데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데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고양이는 애초에 해가 되는 쥐나 벌레를 쫓기 위해 길들여졌기 때문에, 사람과 오랫동안 친밀감을 쌓아 온 개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표정에 의해 선택되는 고양이가 있다면 비교적 최근에 교배를 통해 계량된 종에 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동물 행동 과학(Animal Behavior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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