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하반기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이슈로 인해 디젤 엔진이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낙인찍혔다. 특히 디젤 엔진이 탑재된 대부분의 승용차들이 유로 6 등의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는 실험 결과가 밝혀졌다.

이로 인해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대도시 중심으로 노후된 디젤차 진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서울시 중심으로 시행 단계에 임박했다. 또한 현재 생산 판매되는 디젤차를 억제하기 위해 유류세를 인상하는 등의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다.

디젤 엔진이 주춤하면서 가솔린 엔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솔린 엔진은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지구온난화 유발물질인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고 연비가 디젤 엔진보다 낮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직분사 시스템과 터보차져 등의 도입을 통해 연소효율성을 높여 연비를 개선하고 있으며 강제 점화 방식이 아닌 디젤 엔진처럼 스스로 폭발해서 연소하는 압축착화방식을 적용한 엔진들이 완성차 메이커 중심으로 공개되고 있다.

한국액체미립화학회지에 게재된 한국과학기술원 배충식, 박성산, 김동훈 연구진의 '가솔린과 디젤 압축착화 엔진 분무' 논문에 따르면 가솔린 연료 분사성능이 디젤 연료 분사성능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가솔린 압축착화 기관은 GDCI라고 한다. 이 엔진은 먼저 출시된 HCCI, PCCI의 단점인 일산화탄소 등의 배기가스를 저감시키고, 운전 범위를 확장시켰다.

연구진은 디젤 분무와 가솔린 분무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여러 가시화 기법으로 관찰 후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가솔린 연료는 증발온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상온에서 대부분의 연료가 증발한다. 반면 디젤은 가솔린과 다르게 상온에서도 증발량이 많지 않다. 가솔린 연료는 디젤 연료와 비교해 발열량이 낮지만 밀도와 점도는 가솔린이 더 낮아 분사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GDI 엔진은 상온에서 대부분 증발하는 가솔린 엔진의 휘발성을 이용해 실린더 안쪽에서 연료와 공기가 혼합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가는 특징이 있다.

500㎲시간 간격으로 2500㎲까지 액상과 기상 분사 상태를 측정한 결과 같은 조건에서 가솔린과 디젤의 액상, 기상 도달거리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 도달 거리의 경우 가솔린이 디젤보다 살짝 짧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로인해 가솔린은 디젤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더 많은 연료가 증발되면서 기상이 균질하게 형성되고 가솔린 엔진이 오히려 디젤보다 희박 혼합기를 형성하는데 더 유리하다고 연구진은 논문에 기술했다.특히 쉴리렌 기법으로 촬영한 결과 가솔린 연료는 분무 초기부터 빠르게 축 방향과 반경 방향으로 발달해 가솔린이 디젤보다 밀도 구배가 더 적다고 설명했다.

높은 증발 특성 때문에 가솔린 엔진은 디젤 엔진보다 더 높은 혼합비율을 형성할 수 있으며, 주행시 분사시기를 더 지각시킬 수 있게 된다.

♦14.7:1 혼합비를 뛰어넘는 가솔린 압축착화엔진

가솔린의 엔진은 이론상 한계 혼합비는 14.7: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현대차가 엑센트와 아반떼에 탑재한 린번시스템으로 22:1까지 혼합비를 강제로 높이기도 했지만 산소센서 등의 부품값이 비싸고, 질소산화물(NOx)배출량이 일반 가솔린 엔진보다 더 많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후 연소실에 직접 연료를 분사하는 GDI 엔진을 통해 연소효율성을 높이고 있지만 흡기밸브에 카본이 쌓여 성능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다.

가솔린 압축착화 엔진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개발했다. 가솔린 엔진에 탑재된 점화플러그 대신 디젤 엔진처럼 압축착화 방식을 적용해 동배기량 가솔린 엔진대비 연비를 30% 높였다.

이후 푸조와 GM 등의 완성차 업체에서도 잇따라 가솔린 압축착화 엔진을 선보였으며, 현대기아차 그룹도 GDCI 엔진을 선보였다.

이 엔진은 균일한 연소를 실현했다. 기존에 생산되는 GDI, MPI 엔진과 다르게 연소실 내부와 흡기밸브에 카본이 쌓이지 않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다만 압축비와 온도, 안티노크 등 여러 가지 변수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가솔린 압축착화 엔진이 양산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