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 인간 게놈 연구소 조사결과

무작위로 뽑힌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DNA 스캔을 실시, 질병을 진단하거나 향후의 위험도를 예측하는 이른바 '게놈 시퀀싱' 임상 시험이 최초로 이뤄졌다.

그리고 그 결과 피험자 5명 중 1명이 암과 관련된 희귀 질환, 혹은 유전적 돌연변이 징후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 위치한 국립 인간 게놈 연구소의 바바라 비세커 연구원은 "우리는 이 새로운 기술의 구현을 연구해온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게놈 스크리닝 연구의 첫 단계에서는 에서는 건강한 성인 100명이 자신의 주치의를 통해 가족력을 보고했다.

그 후 응답자의 절반을 무작위로 배정하고 추가로 전체 유전체 검사를 실시, 4600개의 유전자에 걸쳐 단일 염기 변이체로 알려진 약 5백만 개의 미묘한 DNA 염기 서열 변화를 조사했다.

현재 미국 유전자 의과대학(ACMG)에서는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거나 추정되는 59개 유전자에 대한 결과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게놈이 시퀀싱된 50명의 참가자 중 최소 11명은 희귀 질환을 일으킬 것으로 의심되는 DNA에 대해 1건 이상의 돌연변이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발표했다.

다만 명확한 증상을 나타낸 이는 단 두 사람으로, 태양에 극도로 민감한 환자였으며 그들의 DNA는 포르피린이라고 불리는 피부 상태를 나타냈다.

보스턴 보건의료 시스템 일차진료 연구원이자 수석 연구저자인 제이슨 배시 박사는 "이제 환자는 햇빛과 특정 약물을 피하면 태양 광선으로 인해 발진이 악 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또한 연구팀은 유전자 서열상 이 환자들이 질병과 연관된 최소 한 개 이상의 열성 돌연변이(돌연변이 유전자의 단 하나의 복제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향후 결혼을 앞둔 커플이 상대방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가족 구성원들에게 특정 질병 가능성이 있는지를 미리 예측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시 박사팀이 "조금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결과"라고 부른 일련의 피험자들은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8개의 다핵성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2형 당뇨병 환자에서 70명, 관상 동맥 심장 질환 환자에서 60명 등 여러 유전자의 집단적 영향을 종합, 환자의 질환 발병 위험을 예측했다.

또한 가족력을 보고한 피험자 중 단지 16%만이 유전 카운슬러에게 질병을 의뢰하거나 후속 검사를 받았다. 게놈 시퀀싱 그룹에서 상담을 청한 비율은 약 34%였다.

이 연구에서 쓰인 초기 비용을 제외하면, 게놈 스크리닝을 받은 환자들은 향후 6개월 동안 평균 350달러의 추가 의료비를 지불했다고 배시 박사팀은 보고했다.일부 학자들은 전체 게놈 검사가 과도한 의료비용으로 환자에게 부담을 주거나 심리적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정서적 외상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연구 후 6개월 후에 염기 서열 분석 그룹이나 대조군 모두 불안이나 우울증 같은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배시 박사팀은 그들이 수행한 연구가 소규모이며,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펜실베니아 제이싱어 헬스 시스템의 유전학자 크리스타 마틴 박사는 "연구팀은 유전자 시퀀싱을 긍정적인 방법으로 활용하는 예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생명 윤리 프로그램의 학인류학자 바바라 코닉 역시 이 연구가 매우 잘 설계되었으며 적절하게 운영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더 많은 DNA 정보의 공개가 유익하다는 옹호론에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코닉 박사는 "이 모든 정보가 우리의 역기능적인 의료 시스템 하에서 어떻게 운영될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주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유전자 및 맞춤형 의료센터의 책임자 마이클 시나이더 박사팀은 게놈의 단백질 코딩 영역만을 관찰할 수 있는 홀-엑솜 시퀀싱을 사용, 70명의 건강한 성인 중 12명에게서 치료 또는 예방 옵션이 있는 유전 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하나 이상의 DNA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지난주 프리뷰 서버인 'bioRxiv'에서 발표된 이 논문도 이번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스나이더 박사는 ACMG의 최우선 사항 인 59개 이상의 유전자 조사가 필요하며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이 1차 진료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배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보험 회사들이 가입자에게 건강에 대한 전체 게놈 시퀀싱을 요구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코닉 박사는 "인간의 유전자 정보는 그것이 실제로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 결과는 'The Internalals in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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