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으로 3만명 이상 실종 추정

멕시코 정부가 지난 2006년 마약 조직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이어지는 폭력사태로 실종된 이들은 3만명에 이른다.

경찰 수사로는 실종자들을 찾아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가족들이 시신이라도 수습하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멕시코의 데이터 과학자들과 인권 연구원 팀은 실종자들을 수색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를 개발했다. 이 도구를 사용하면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 숨겨진 무덤을 잘 보존하고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멕시코 이베로 대학의 인권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이자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데니스 곤잘레스는 "이 무연고 무덤들은 우리가 멕시코에서 겪고 있는 인권 위기의 가장 중요한 징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정부에서는 2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실종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활동가들은 이에 대해 "과소평가"라고 비판했다.

곤잘레즈 박사팀은 2년 동안의 언론 보도 조사를 통해 2009년부터 2014년 사이에 발견된 390개의 숨겨진 무덤을 모니터링했으며, 최소한 1418구의 시신이 방치돼 있다고 주장한다.

곤잘레스는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것보다 숨겨진 무덤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으나 멕시코 법무장관 사무실에서는 발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의 인권 데이터 분석 그룹 연구 책임자 패트릭 볼은 수집된 데이터를 예측 가능한 모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시리아에서 과테말라에 걸쳐 전세계 인권 침해 문제를 문서화하기 위해 유사한 모델을 사용했던 볼은 데이터 분석 도구를 만드는 멕시코시티 기반의 비영리 단체 '다타 시비카'를 프로젝트에 합류시켰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숨겨진 무덤에 대한 언론 데이터를 사용해 모델을 만들었으며, 살인률과 평균 교육 수준 및 미국 국경까지의 거리를 포함한 35개의 지리 및 사회 경제적 변수에 따라 이를 분류했다.

이들은 해당 모델에 맞춰 유사한 특성을 가진 지방자치단체를 찾아냈으며 숨겨진 무덤이 소재해 있을 가능성을 추적했다.

베라크루즈와 게레로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연구팀은 2016년에 숨겨진 무덤이 있는 43 개 마을을 찾아냈으며, 45곳의 다른 마을은 정식 보고되지 않은 무덤이 위치해 있을 가능성이 70%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게레로 주의 코유카 데 베니테즈 지역에서는 86%의 확률로 무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갈레스, 소노라, 후아레즈를 포함한 미국 국경 지대에서는 실종자 10명 중 5명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숨겨진 무덤이 있을 가능성이 가장 적은 곳으로는 퀸타나 루와 유카탄 등 남부 지역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잔 자랍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대표는 이 연구에 대해 "매우 혁신적이며 검색에 있어 매우 실용적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동생이 실종된 후 수색 여단에 합류한 멕시코시티 거주자 테레사 베라 알바라는 이 모델이 언론 보도에 기반을 두고 있어 숨겨진 무덤의 대부분을 찾아내기 힘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멕시코 언론은 요즘까지도 범죄조직과 정부 통제에 직면했으며,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2000년 이래 살해된 맥시코 언론인은 1000여명에 이르며, 실종된 사람들은 25명 가량으로 파악된다.

알바라는 가족의 무덤을 찾고 있는 실종자의 가족이 최고의 정보 출처라고 말한다. 곤잘레즈 박사팀은 오는 9월 이들을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다타 시비카의 전무이사인 모니카 멜티스가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다른 패턴을 따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무덤이 맵핑에 잡히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베로의 인권연구원인 호르헤 루즈는 실험 모델의 결과를 토대로 멕시코 정부가 행동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가족이 아닌 국가에서 숨겨진 무덤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멜티스는 "우리는 정부가 멕시코에서 실종된 사람들에 대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실종자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연구 결과를 보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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