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H 3년 연구 결과 발표…일부 독성 극복 사례도

유럽에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네오니코티노이드라는 살충제가 벌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헝가리, 독일의 33개 지역에서 2년간 280만파운드를 들여 이뤄진 이번 연구에서는 이 농약이 농경이 사용될 경우 꿀벌들을 몰살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실제 사례가 제시됐다.

그러나 독일 농장에서의 조사 결과에서는 야생 꿀벌들이 피해를 받지 않았으며, 어떤 상황에서는 군체를 이루고 사는 꿀벌들이 독성을 극복한 예도 있었다.

네덜란드 와게닌겐 대학의 치어드 블락퀴어 박사는 "이번 연구는 네오니코티노이드 제한 또는 금지에 대한 논쟁에 불을 붙일 것이며, 양쪽 모두 강경한 입장으로 맞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네오니코티노이드는 곤충이 다른 화학물질에 내성을 키우면서 더욱 강한 살충제로 각광받았으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것들은 직접 살포보다는 씨앗에 코팅돼 토양 해충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한다.

식물이 성장하면서 묘종은 곤충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농약을 채택하게 되는데, 네오니코티노이드는 꽃가루와 꿀에도 성분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실에서 낮은 수준의 네오니코노이드에 노출된 꿀벌은 방향 감각을 상실하는 등 각종 부작용을 겪었다. 이로 인해 양봉업자들은 이 살충제가 꿀벌 감소의 원인이라고 의심하게 됐다.

예방 차원에서 유럽연합(EU)에서는 꿀벌을 끌어들이는 유채꽃 및 기타 개화 작물에 3종의 네코티노이드 사용 허가 유예를 선언했다.

기업들은 실험실 연구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현장 실험에 따르면 이 약품이 꿀벌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일부는 꿀벌과, 석청 등을 생산하는 야생 벌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 확인됐다.

2014년 바이엘 크롭사이언스와 신젠타는 영국 월링포드에 본사를 둔 정부 지원 연구 기관인 CEH(Centre for Ecology & Hydrology)에 크로티아니딘과 티아메톡삼이라는 두 가지 네오 니코티노이드 성분의 개별적 현장 실험을 요청한 바 있다.

연구원들은 국가 규제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후 처리된 유채 종자를 심고 근처의 벌을 관찰했다. 농업 조건이 미치는 영향을 통제하기 위해 실험은 3개국에서 이뤄졌다.

독일에서는 농약 처리된 작물 근처에 있는 꿀벌 집단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헝가리에서는 클로티아니딘으로 처방된 유채 종자 부근의 꿀벌 집단은 그 다음 해 봄에 평균 24%의 일벌이 감소했다. 영국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볼 수 없었다.

CEH의 생태학자 리처드 파이웰 박사는 독일 꿀벌이 더 건강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또 밭 근처의 야생화가 유채 대신 꿀벌들의 밀원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

신젠타 영국법인의 제품 안전 연구 공동 책임자인 피터 캠벨은 "이 연구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벌에게 살충제가 끼치는 영향이 아니라 좀 더 큰 그림이다"라고 언급했다.

신젠타와 바이엘 크롭사이언스 양사는 모두 재판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농민들이 들판에 야생화를 심도록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야생 꿀벌은 양봉 꿀벌보다 네오니코티노이드에 더 취약한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하고 있다. 일부 초기 연구에서는 살충제에 노출된 야생 꿀벌과 꿀벌 모두 번식력이 떨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CEH 연구원들은 유사한 해로운 징후가 높은 화학질 수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농지에서 유예기간 이후 유럽에서 사용되지 않은 낮은 수준의 이미다크로피드를 함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네오니코티노이드가 환경에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야생화에 의해 흡수되며, 몇 년 후 꿀벌에게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해 환경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유럽과는 별도로 캐나다 옥수수밭에 있는 꿀벌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벌들은 4개월 이상 네오 니코티노이드에 만성적으로 노출됐으며, 이는 이전에 다른 작물을 재배할 때부터 지속돼온 것으로 분석된다.

캐나다 구엘프 대학교의 생태학자인 나이젤 레인 박사는 "네오니코티노이드 만성 노출은 생각보다 오랜 기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결과는 현재 EU의 유예조치를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영국 페퍼버러에 위치한 자연보존단체 버그라이프의 매튜 샤들로우 연구원은 밝혔으며, 오타와 대학의 생태학자 제레미 커 역시 그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샤들로우는 "네오니코티노이드의 위험은 과거부터 과소평가돼 왔으며 그 혜택은 과장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독일 몬하임 암 레인에 소재한 바이엘 크롭사이언스 연구원인 크리스티안 마우스 박사는 CEH의 연구 결과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이 제품이 벌에게 안전하다고 확신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많은 국가의 규제 당국은 농약을 비롯한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신중히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환경보호국에서는 승인된 용도를 제한하지 않고 있으며, 올해 발표된 클로르아니아닌과 티아메톡삼에 대한 예비 위험 평가는 대부분 안전하다고 결론지었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보건부는 수생 곤충의 위해성에 근거해 이미다크로피드의 퇴출을 제안했으나, 그 결정은 내년까지 연기하기로 한 바 있다.

오는 7월 EU 식물 동물 식량 및 사료에 관한 상임위원회는 온실 외부에서 재배된 모든 작물에 대해 유예 연장을 고려할 예정이다.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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