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원만이 유연하게 계획을 세우는 능력을 가졌다는 가설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까마귀 역시 정교하게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결과는 14일(한국시간)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스웨덴 룬드대학 연구팀은 까마귀 5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특정 상황에서 까마귀들이 유연하게 계획을 세울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그 결과 까마귀들은 훗날 더 큰 보상이 예정돼 있다면 즉각적인 보상을 거부하고 기다릴 줄 아는 유연한 계획을 세우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예컨대 특정 도구를 사용해 상자를 열었을 때 먹이를 얻을 수 있도록 훈련받은 까마귀는 이후 다른 도구들이 추가된 상황에서도 올바른 도구를 선택했다. 각각 15분, 17시간의 간격을 두고 진행된 실험에서도 86%, 88%의 높은 성공확률을 보였다. 음식을 얻기 위해 특정 토큰을 사용하도록 훈련시키고 다음날 보상을 주도록 설정된 실험에서 역시 까마귀들은 올바른 토큰을 선택하고 그것을 저장한 후 다음날 사용하는 유연함을 보였다. 까마귀가 보상을 위해 기다릴 줄 아는 유연한 계획 능력을 가지고 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연구팀은 더 큰 보상을 위해 만족감을 유예시키는 것은 인간의 의사결정과정의 핵심요소라고 말했다. 하지만 까마귀와 유인원의 이 같은 계획능력이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계승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까마귀의 계획 능력은 계통이 서로 다른 생물들이 외견상 서로 닮아가는 수렴진화를 통해 독립적으로 획득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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