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게놈의 최소 75%가 정크DNA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0%의 게놈이 기능을 갖췄다고 알려진 기존 연구와 상당히 다른, 다소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정크DNA는 용도가 없지만 해롭지는 않은 DNA다.

학술지 GBE(Genome Biology and Evolution)에 게재된 이 연구에 따르면, 인간 게놈 중 기능이 있는 부분은 10~15% 가량이며, 최대 2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휴스턴 대학교 생물학/생화학과 연구진은 해로운 돌연변이가 나타날 확률과 대체출산율을 활용해 인간 게놈의 기능성 비율을 연구했다. 대체출산율은 현재 인구 규모 유지에 필요한 출산율이다.

해당 연구진은 돌연변이하중(mutational load)을 계산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했다. 돌연변이하중은 해로운 돌연변이의 영향에 따른 번식성공감소율로, 기능 있는 게놈 비율을 알아내기 위한 자료다. 인간 게놈 사이즈, 기능 있는 게놈 중 유해한 돌연변이의 발생 비율과 인구 규모는 기존 자료를 활용했다.

기능 있는 게놈이란 자연선택에 의해 보전되고 발현되는 기능이 담긴 게놈을 말한다. 단백질 코딩 유전자(protein-coding genes), RNA 유전자(RNA-specifying gene), RNA리셉터가 이에 해당된다. 해당 모형에 따르면, 기능 있는 게놈만이 해로운 돌연변이를 통해 손상될 수 있다. 기능이 없는 게놈에 일어나는 돌연변이는 손상되거나 발전될 수 없는, 즉 중립적인 돌연변이다.

이 해로운 돌연변이를 고려했을 때,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대별로 각 부부는 2명보다 많이 낳아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년간 대체출산율은 부부당 2.1~3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의 일원인 그로 박사는 사실 19세기 초까지는 인구가 놀랄 만큼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말했다. 19세기 초에는 신생아 사망률 감소로 인해 출산율이 대체출산율보다 높았다는 것.

그로 박사에 의하면, 기존 연구처럼 만일 80%의 게놈이 기능을 가질 경우,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로운 돌연변이율이 낮다고 가정하더라도, 비현실적으로 높은 출생률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간 게놈의 80%가 기능을 갖췄다면, 전세계 모든 부부는 평균적으로 15명의 아이를 낳아야 할 것이다.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죽거나 아이를 낳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로운 돌연변이율을 최대치로 잡는다면,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부부당 낳아야 할 자녀는 측정 가능한 우주 속의 별보다 10억 배 상당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ENCODE(Encyclopedia of DNA Elements)는 게놈의 80%가 생화학적으로 기능이 있다고 발표했다. 그로 박사는 자신들의 연구가 이 기존 연구와 다르지만, 인간 게놈이라는 과학을 재조명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질병의 예방/치료에 활용될 수 있도록 생물의학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기능 있는 인간 게놈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체 게놈의 배열 순서를 밝힐 필요는 없다. 기능 있는 부분만 배열을 밝히면 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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