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존재와 5분만 만나도 뇌에서 유전자 활동의 변화가 촉진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일리노이 대학교 동물생물학 교수 앨리슨 벨을 주축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큰가시고기가 외부 생명체와 만난 후, 30분~2시간 동안 뇌 속 유전자 발현 양상을 관찰했다.

벨 교수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잠재적인 효과를 밝혀내고자 연구하고 있다. 사회적 상호작용은 뇌에서 유전자 발현에 큰 변화를 촉진한다"라고 말했다. "굉장히 사소한 사회적 상호작용조차도 피부에 전달되고 뇌에 삽입된다. 우리 연구와 같은 연구들은 이런 일이 실제로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험 때 관찰된 유전자 발현 활동에는 크로마틴 접근성(chromatin accessibility) 과정도 포함된다. 이 과정은 단백질을 생성하기 위해 필요한 유전자를 전사 및 번역하고자, DNA에서 필요한 부분을 풀어내는 작업이다.

그녀는 "보통은 DNA가 너무 꽉 감겨 있어서 푸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연구를 보자면, DNA를 푸는 작업이 분/시간 단위로 빨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사회적 상호작용과 같은 아주 미묘한 일도 크로마틴 접근성 과정에 극적인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출처 : Temporal dynamics of neurogenomic plasticity in response to social interactions in male threespined sticklebacks / PLOS제네틱스

벨을 비롯한 연구진은 만남 후 30분, 60분, 120분 간격으로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종뇌와 사이뇌를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종뇌는 학습과 기억에, 사이뇌는 사회적 정보와 호르몬의 영향을 담당하는 부위다. 그 후 낯선 만남이 있었던 실험집단과 수조에 홀로 있었던 통제집단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두 집단은 수백 개의 유전자가 서로 다르게 발현됐다. 또 전사 요인들도 상당히 다르게 발현됐다.

연구진은 30분, 60분, 120분 간격으로 유전자 발현 패턴을 대조하며 유전자의 기능을 분석했다.

벨은 "이 과정을 통해 시간 흐름에 따라 같이 변화가 일어난 유전자들은 서로 기능이 유사함을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기능이 있는 유전자 집단에는 면역, 호르몬 활동, 신진대사, 항상성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포함됐다.

실험집단을 기준으로 호르몬 유전자 발현은 만남 후 30분에 가장 활발했으며, 신진대사 유전자는 60분에, 면역과 항상성과 관련된 유전자는 2시간 후에 가장 왕성했다.

벨은 "심지어 큰가시고기가 외부 생명체와 만난 지 2시간이 흐른 후에도 유전자 발현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동물의 기본적인 행동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벨은 "학습이나 기억에 대해서는 연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크로마틴 변화는 뇌가 미래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PLOS제네틱스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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