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두 지역에서 길들여졌다는 기존 연구와 달리 한 지역에서 길들여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린 미국 뉴욕 소재 스토니 브룩 대학교의 크리쉬나 비라마흐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개는 2만~4만 년 전, 한곳에서 유전적으로 늑대와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독일 헥스하임에서 발굴된 약 7천 년 전 개, 독일 체리나무동굴에서 나온 4천 7백 년 전 개에서 수집한, 완성된 유전체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또 개가 두 지역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하는 기존 연구를 반박하기 위해 당시 연구 때 사용된 아일랜드 개 화석도 활용했다.

연구진은 개 화석들의 유전체 배열과 견종 5,649개의 유전 데이터를 비교했다. 연구진은 현대 유럽계 개가 이 석기시대 개 화석들과 유전적으로 비슷하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개가 두 지역에서 발생한 후 아시아계 개가 유럽계 개를 대체했다는 기존 학설보다는, 한 지역에서 기원했다고 설명했다. 개가 한 지역에서 기원한 후 동양계 개와 서양계 개로 나뉘었다는 것. 또 연구진은 이 화석들에서 채집한 DNA의 변화 정도를 통해 길들여진 시점이 2~4만 년 전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의 그레거 라슨 연구진은 약 5천 년 전 아일랜드 개 화석에서 추출한 DNA를 연구한 결과, 개의 진화는 한 지역이 아닌 두 지역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라슨 연구진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따로 진화가 이뤄졌으며, 이후 아시아 개가 유럽 개 일부를 대체했다고 발표했다.

비라마흐는 "개가 다수의 지역에서 길들여졌다는 기존 주장은 정말로 특별한 증거를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라마흐는 이번 연구가 일명 '다수 지역 유래설'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어느 지역에서 인간과 개가 친구가 되었는지 알려주지는 못함을 인정했다.

한편 다수 지역 유래설을 주장한 옥스포드 대학교 진화유전학자 그레거 라슨은 "이번 연구는 유전 자료만을 바탕으로 했고, 고고학상 증거를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과학계에서는 개가 늑대에서 진화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지만 언제, 어디서, 어떤 식으로 길들여졌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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