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폐경이 일어나도록 진화된 이유가, 자식이나 손자를 돌봄으로써 유전자를 간접적으로 물려주는 방식이 진화상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에 실린 이 연구에 의하면, 여성에게 폐경이 일어나도록 진화된 이유는, 신체적 기능이 저하되는 노년기의 경우, 직접 생식보다는 자식이나 손자가 대신해 왕성하게 생식할 수 있도록 돕는, 이른바 간접 생식이 진화상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명 '할머니 이론'에 따르면 노년기에는 생식에 필요한 비용이 증가한다.

'육체적 자산 모형(Embodied Capital Model)'도 노년기에는 직접 생식에서 간접 생식으로 자원(에너지)을 옮기는 방식이 더 유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육체적 자산 모형의 경우 여성의 폐경 채택을 육체적 에너지보다는 인지적 에너지와 연관해서 설명한다. 또 육체적 자산 모형은 여성뿐 아니라 양성에 적용된다. 이 모형은 여성과 남성 모두 새로 아이를 갖는 대신 이미 낳은 자식들과 그 손자들에게 자원을 쏟는 쪽이 낫다고 설명한다.

폐경이 진화상 어떤 이점을 갖는지 연구하는 일은 사실 까다로운 작업이다. 노년기 여성의 자식 및 손자의 신체적 건강과 폐경 후의 생식을 비교하는 연구는 많았지만, 여성 생식과 관련해 고려해야 할 조건이 굉장히 많아서 폐경의 원인에 대해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운 것이다.

프랑스 몽펠리에진화과학연구소(Institute of Evolution Sciences of Montpellier)의 칼라 아이메와 그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개발해 언제, 어떻게, 왜 폐경이 일어나는지 연구했다. 해당 연구진은 다양한 모형을 사용해 여성의 생식이 어떤 상황에서 중단되는지 탐구했다. 아이메는 "실제 여성의 삶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해서 테스트 하기란 오늘날 모든 인간이 폐경을 겪는다는 점에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어떤 요인이 폐경을 촉진하는지 확인함에 있어서, 폐경을 겪은 사람과 안 겪은 사람의 환경을 비교할 수가 없다"라면서 그래서 가상의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택했다고 밝혔다. 가상의 인구를 시뮬레이션 한 결과, 연구진은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할 때 폐경이 일어났음을 확인했다. 첫 번째는 '인간이 인지적 능력을 가졌을 때, 즉 전해줄 수 있는 또 다른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두 번째는 '손자들을 돌볼 때'였다.

아이메 연구팀의 모형은 할머니 가설보다는 육체적 자산 모형에 부합한다. 즉, 폐경의 채택 원인을 신체적 기능 저하보다는 자신의 인지적 능력을 이미 낳은 자식과 손자들을 돕는 데 사용하는 편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연구에 따르면 신체적 기능 저하와 별개로 인지적 자원은 노인들의 생존 및 지속적인 자원 획득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메는 "잉여 자원은 아이를 새로 갖는 데 쓰이거나 손자들을 돌보는 데 쓰일 수 있다. (하지만) 특정 나이를 넘어서면 노인 여성은 생식을 중단하고 할머니가 된다. 이게 폐경이다. 그리고 폐경은 자식의 생식력과 손자의 생존력을 높일 수 있다는 진화상 이점이 있다. 즉 폐경이 유전자 전달을 증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메는 "인공신경망을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꽤 현실적은 방식으로 자원 분배 양상을 모형화 할 수 있었고, 일정 조건 하에 폐경이 발생함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그 조건들 또한 확인할 수 있었고(할머니 되기와 신경 발달에 미치는 효과를 모형화하는 것 등), 결과적으로 폐경의 진화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이메는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한계로 해당 시뮬레이션이 여성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인정했다. 아이메는 양성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모형을 앞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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