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 환자의 등 (출처=셔터스톡)

최근, DNA 염기 서열 분석이 고대와 현대 한센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치료 대책 마련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한센병은 나균에 의해 감염되는 만성 전염성 질환으로, 나병이라고도 한다. 성서 시대 유럽에서부터 창궐하던 질병이다.

16세기경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동남아시아, 특히 인도와 북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브라질, 멕시코 등지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질병은 나병균에 장기적으로 감염돼 유래되는 것이지만, 오늘날에는 항생제로 쉽게 고칠 수 있다. 감염은 5~20년간 아무런 증상 없이 체내에 잔재하기도 한다. 최근, 두 연구가 고대부터 현재까지 한센병에 취약한 사람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나섰다.

한센병은 오늘날에도 전 세계에 존재하는 고대 질병이다. 한센병 증상은 피부와 신경, 눈, 폐 같은 곳에 육아종이 생겨 통증을 감지하는 능력이 사라지고 손가락 끝같이 신체 말단에 부상을 입거나 손실된다. 또, 감염 증상은 예고 없이 부지불식간에 나타날 수도 있다. 한센병 환자들은 신체적인 변형 때문에 고대부터 두려움의 대상이 됐으며, 문둥이라고 불리며 배척당했다. 이들은 나병 요양소로 알려진 곳으로 격리됐다.

의학 저널 란셋(Lancet)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전 세계적인 한센병 발병률은 50만 명에 달하고 있다. 한센병은 전염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한센병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다.

최근 실시된 두 연구에서는 고대인과 현대인의 게놈에서 한센병 민감성 지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대 유럽에서의 한센병

한센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에 관한 깊이 있는 정보는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던 중, 독일 막스플랑크인문사학협회 벤 크라우스 키요라 박사 연구팀은 덴마크 오덴스에 있는 세인트 요르겐 한센병 요양소 묘지에서 채취한 뼈에서 고대 한센병 DNA를 분석했다. DNA는 치아와 내이뼈에서 추출했다.

뼈는 표백제로 세척한 후, 균질기를 사용해 가루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10가지 마이코박테리아 한센병 게놈을 구분했다. 가루는 용액으로 현탁했으며, 단백질도 용액에 담갔다. 그 후 뼈를 침전시키고, 키트를 사용해 깨끗한 용액에서 DNA를 추출했다. PCR 및 일루미나 하이세크(Illumina HiSeq) 고속 처리기를 사용해 염기 서열을 분석했다.

한센병, 고대 유럽인 면역 중추와 연결돼

가시적인 한센병 증상은 자율면역 반응으로 인한 것이다. 면역과 관련된 HLA-DRBl*15 대립형질은 현대 중국 및 브라질, 베트남, 남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아르헨티나 인구 한센병과 관련이 있지만, 이와 동일한 대립형질이 고대 유럽에서의 한센병과의 관련성은 알려지지 않았다.

키요라 박사와 연구진은 69가지 한센병 샘플에서 현대 인구에서 발생하고 한센병과 고대 유럽에서 발병한 한센병은 유사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관련성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고대 유럽인으로부터 10개의 완전한 마이코박테리아 한센병 게놈을 분류 정리했다. 따라서 총 15개의 완전한 고대 한센병 게놈을 수집했다. 이는 한센병 변종에 관한 분석을 완료했다는 것 이상을 의미하며, 마이코박테리아 한센병에 대한 유전적 정보가 늘어났음을 뜻한다. 또한 이 정보를 통해, 중국과 같이 풍토성 지역에서 발생한 한센병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한센병 환자의 손(출처=셔터스톡)

한편, 현대의 한센병은 다양한 국가에서 건강 쟁점이 되고 있다. 또한 HLA-DRBl*15 대립형질은 중국 한족의 한센병 위험요인으로 확인됐다.

새로 확인된 한센병 민감성 지표

총 1,433명 한센병 환자와 1,625명 일반인 참가자가 일루미나 하이세크 고속처리 염기서열 테스트에 참가해 혈액 샘플을 제공했다. 또, 새로운 유전자와 한센병을 연결시키기 위해 전장유전체 연관분석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HLA 클러스터에서 상당히 많은 단일 염기 다형성을 발견하고, 고대 유럽인 DNA 연구를 포함한 이전 연구를 확인했다.

하지만 아직 이 같은 유전자를 통해 이용 가능한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어서, 한센병과 관련된 유전자의 정확한 역할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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