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브라피시(출처=셔터스톡)

피라미 과에 속하는 열대어로 과학연구에서 탁월한 활약을 펼쳐온 제브라피시(zebrafish)!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과 동일한 방법으로 물의 움직임을 지각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람처럼 tmc2b 유전자로 물의 움직임을 전기적 자극으로 전환한다는 것.

실험실 스타, 제브라피시

제브라피시는 관상어로 기르기도 한다. 식용을 비롯한 상업용 어류가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인 중요도는 떨어지지만 관상어 애호가 사이에서는 꽤 인기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타성을 발휘하는 분야는 바로 유전자 연구 실험. 유전학자들은 척추동물 발달과 유전자 기능 같은 다양한 연구에서 쥐나 생쥐 대신 제브라피시를 모델 유기체로 사용하고 있다.

제브라피시를 사용한 가장 흥미로운 연구 중 하나는 재생 분야다. 제브라피시는 지느러미와 피부, 심장, 심지어 두뇌 같은 신체 여러 부위를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연구자들은 제브라피시의 등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절단한 후 그 재생 능력을 분석했다. 2011년 호주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제브라피시는 섬유아세포 증식 인자라는 특별한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이 특별한 단백질이 신경교 상처를 치유하고 있었다.

체내 모세포로 물 흐름 감지

최근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제브라피시가 tmc2b 유전자를 사용해 물의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 사람의 경우, 귀 안에 있는 모세포로 다양한 소리를 감지할 수 있지만tmc2b 유전자가 돌연변이 되면 사람은 청력을 잃는다. 제브라피시 또한 사람처럼 체내 모세포로 물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그러나 연구진은 모세포가 tmc2b 유전자를 약간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 의과대학의 맥더못 박사와 루벤 스테파니안 박사는 신호변환을 심도 깊게 조사, 제브라피시의 모세포가 방향성을 근거로 난청 유전자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앞을 향한 모세포는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 뒤쪽에 있는 모세포는 뒤에서 쫓아오는 대상을 감지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브라피시는 뒤보다 앞쪽의 물 흐름을 감지할 때 tmc2b 유전자를 사용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뒤쪽의 물의 움직임은 뒤쫒아오는 포식자를 의미할 수 있어 제브라피시가 다른 분자 메커니즘을 사용했다"고 맥더못 박사는 설명했다.

신호변환은 세포가 물리적인 힘을 감지하고 생물학적 반응으로 전환하는 메커니즘이다. 이 메커니즘은 감각 변환의 형태를 띠고 있다. 물리적인 힘은 감각 뉴런에 전달되는 화학적 또는 전기적 신호로 전환된다. 사람의 달팽이관에는 3,500개의 내부 모세포와 1만 2,000개의 외부 모세포가 존재해, 소리를 감지하고 균형 기능을 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해 제브라피시 모세포의 기계 감각적 지도를 작성했다. 이 지도에는 모세포에 관해 ▲물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모세포의 위치 및 방향성 간의 관계 ▲난청 유전자에 있는 여러 모세포의 독립성과 의존성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에는 모세포간 분자 차이가 있다. 그 때문에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가 있다"고 맥더못 박사는 말했다.

귀 질환과 청력 손상

사람의 귀는 20Hz에서 20kHz의 주파수를 들을 수 있다. 외이와 중이의 구조는 귀의 민감성을 높이며, 감염이나 수막염, 홍역, 수두 등의 질병으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중이염은 체액이 쌓여 중이에 유발되는 염증이다. 주로 영아나 유아가 걸리는데, 일반 어린아이 중 75%가량이 한 번씩 앓게 된다. 중이염에 걸리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유 없이 짜증을 내며, 자주 귀를 잡아당기거나 긁는 행동을 보인다.

미국에서만 아이 1,000명 당 2~3명이 한쪽 또는 양쪽 귀가 청력 손상인 채로 태어난다. 난청 아이들의 90% 이상은 일반적인 청력을 가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청력 손상은 여러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난청을 가진 사람은 심리학적, 신체적, 사회적 문제를 갖게 된다. 아이의 경우, 청력이 손상되면 언어 능력 발달이 저해된다. 언어 능력이 감퇴하면 학과 성적이 떨어지는 등 학습 문제와 사회적 고립 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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