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출처=123RF)

시간증, 즉 시체 성애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가끔 영안실에서 여성 시체와 성적접촉을 하다 발각된 사례가 보도되곤 한다. 시체를 보고 성욕을 느끼며 실제로 성교를 하기도 하는 시간증, 네크로필리아. 의외로 시간증에 대해서 의견은 다양하게 갈린다. 시체에 매료되고 심지어 집착까지 보이는 사람들은 죽은 이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믿는다. 죽음 이후의 세계는 수수게끼로 남아있기 때문인데,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의 관계는 영적인 면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면을 초월한다.

레밀러 박사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 시간증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란 기사에서 시체 성애자의 95%가 남성이라고 밝혔다. 또한 세계 인구 중 0~5%가 시간증을 갖고 있다.

세상에는 시간증을 둘러싼 많은 궁금증과 사건이 있다. ▲정상적인 행동은 아니지만, 정상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 ▲미치지 않은 사람도 시체에게 애정을 느낄까? ▲정말 시간증은 잘못된 행위일까? ▲법적으로 제한해야 하는가? 와 같은 질문들이 쏟아진다. 일반적으로 시간증에 대해 얘기할 때 도덕적이고 논리적인 이유들이 충돌한다. 심지어 정치인조차도 민감한 문제로 여겨 세부적으로 논의하기 꺼려한다. 또한 사람들은 시간증 관련 범죄를 제외하고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내버려 두기도 한다. 하지만 범죄와 시간증이 관련이 없다면 어떨까?

"세계 인구의 0~5%가 시체 성애자, 그중 95%가 남성"

시간증(Necrophilia)이란 무엇인가?

인도의 마울라나 아자드 의학대학에서 범죄수사학을 가르치는 아닐 아그라왈 교수는 범죄수사학 저널에서 "네크로필리아, 시간증은 시체와 성관계를 맺으며 희열을 느끼는 성도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밖에 시간증을 ▲시체와 성관계를 맺거나 시체에 성욕을 가지는 것 ▲시체에 성욕을 느끼는 것으로 정의하며 아주 드문 장애로 명시된 기사가 있다.

바이스 미디어에 의하면 시간증이라는 용어는 1850년 처음 생겨났다. 벨기에 심리학자 조셉 귀슬레인이 수업에서 땅을 파고 시체를 유린한 프랑스와 베트루드를 예로 들며 이 용어를 사용했다. 또한 리차드 크래프트-에빙이 심리학저서 '사이코페시아 섹슈얼리스'에서 이 용어를 사용해 유명해졌으며, 놀라운 정신과학적인 성과를 낳았다.

대부분 시간증을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시간증이 있는 사람은 시체에 이성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비난하지 않았기 때문. 옹호하는 이들은 그저 더 이상 필요 없는 죽은 사람의 몸을 좀 더 생산적으로 이용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슈퍼버트는 저서 '시간증의 다양한 형태'에서 "당신은 시체가 썩어 없어지길 바라는가 아니면 성적인 도구가 되길 바라는가?"라고 묻는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혹자는 성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니엘 오베르하우스의 기사인 '더 리틀 데스: 시체 성애자로서의 삶과 사랑'에서도 시간증을 옹호하는 주장을 찾아볼 수 있다.

오베르하우스가 시체 성애자인 18세 소년 헤이든을 취재했을 때 그는 "대부분 시체를 좋아하거나 특히 시체와 성관계를 맺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데, 이해할 수 없다. 실상 시체가 더 이상 필요한지 아닌지의 문제가 아닐 뿐더러 이런 행동에는 정말로 아무 문제가 없다. 미디어와 법원들이 다 망쳐버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매력을 느끼는 요소가 있다. 나에겐 시체가 그렇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기사에서 장의사이자 죽음 관련 산업의 전문가들을 연결해주는 데이팅 허브, '데드 미트'의 창립자 칼라 발렌타인은 대중이 시체 성애자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데에 개탄했다. 시간증이라는 주제를 다들 이야기하기 꺼려하는 만큼, 사람들이 더 이상 시간증을 역겨운 주제로 생각하지 않고, 편견 없이 바라봐 주길 원한다고 했다.

시간증의 원인

▲자존감이 높아 보이는 남성(출처=123RF)

시체 성애자가 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제이콥 쉘튼의 기사 '당신의 생각을 바꿀지도 모르는 시체 성애자들의 14가지 사실'에 따르면 ▲저항하지 않고 거부하지 않는 파트너를 원함 ▲위로 받길 원함 ▲살인 피해자에게 힘을 행사함으로써 자존감을 얻길 원함 ▲파트너가 자신을 떠나지 않길 바람 ▲죽은 연인을 떠나보내기를 거부함 등의 이유가 있다.

레밀러에 따르면, 시체 성애자들은 사회성이 부족하며 사회적 불안을 어느 정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섹스 인포 온라인에서는 "시간증은 시체를 감정적으로 바라보며 신체적으로 위험이 없다고 생각한다. 성적인 매력과 행동, 표현 등을 할 수 있는 욕망의 배출구가 되는 이유다"라는 설명이 있었고, 시체 성애자들은 ▲거절 ▲감정 조종 ▲학대를 당할 일이 없기 때문에 만족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런 행동 아래에는 슬픔과 낮은 자존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증의 종류

섹스인포 온라인에서 시간증은 "시체를 절단한다거나 피를 마시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하며 성적 만족을 느끼는 네크로사디즘과 관련 있다"고 정의한다. 바이스 미디어에 따르면, 진짜 시간증과 가짜 시간증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시간증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섹슈얼 디바이언스: 이론, 평가, 그리고 치료'라는 책에 의하면 진짜 시간증은 "시체가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계속되는 강한 욕구와 성적인 판타지를 느끼는 사람들"이라고 정리되어 있다. 진짜 시체 성애자는 ▲시체 살인 ▲계속적 시체 성애 ▲시체 성애 판타지와 같은 특징을 보인다. 가짜 시간증인 사람들은 반복적으로 이런 행동을 하기 보다는 우연히 해보는 사람을 말한다.

아그라왈 교수의 시간증 10단계

1 롤 플레이어 : 진짜 시체를 이용하지 않는 단계다. 대신 한 사람이 시체 역할을 해 롤 플레이를 즐긴다.

2 로맨틱 시체 성애 :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3 시체 성애 판타지 : 시체에 판타지를 가진다. 시체 사진을 보며 흥분하고 관을 보며 성관계를 생각한다. 시체에 매료돼 묘지나 장례식에 자주 출몰할지도 모른다.

4 촉각 시간증 : 시체를 만지며 자극을 받는다.

5 패티시적 시간증 : 자신이 패티시를 가진 사랑하는 사람의 신체 일부를 자른다.

6 네크로뮤틸라니악 : 자위를 하는 동안 시체를 절단한다.

7 기회주의적 시간증 : 시체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과도 성관계를 한다.

8 지속적인 시체 성애 : 살아있는 사람보다 시체와 성관계를 맺길 원한다.

9 살인 성향의 시체 성애 : 시체와 성관계를 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다.

10 독단적 시체 성애자 : 오직 시체와만 성교한다.

역사, 문학, 영화 속 시간증

바이스 미디어에 따르면, 시간증이 있던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많은 루머와 이야기가 있다. 헤로데 대왕은 죽은 두 번째 아내를 꿀에 담가 보존하며 7년 동안 성관계를 했다고 전해진다.

아킬레스 또한 자신이 죽인 아마존의 여왕 펜테실레이아와 성교한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샤를마뉴 대제 역시 시간증을 갖고 있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왕자가 죽은 공주에게 키스를 하는 것이 시체 성애의 성향을 보여준다고 언급된 기사도 있다.

시간증 처벌법

시체와 성교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떤 근거로 처벌을 내릴 수 있을까?

오베르하우스가 인용한 변호사 사라 케이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시간증은 논리보다는 종교적 관점으로 법을 집행할 수 있으며, 법은 훼손의 원칙에 적용된다. 훼손은 논리보다는 도덕성과 연결되어 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존중과 경의를 표하듯 죽은 자에게도 그러한 도덕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옛 애인이나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스토킹하는 것과 시간증을 비교하며 시체와 성관계를 하는 것은 상호 동의가 없으므로 강간과 같다고 묘사한 매체도 있다.

하지만 정말 소수는 시체 성애자를 반대하지 않기도 한다. 오베르하우스는 2016년 스웨덴의 젊은 세대인 자유당이 시간증에 대해 호의적인 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시간증은 정상일까?

"당연하다"고 레밀러 박사는 말한다. "시간증 때문에 살인하는 것을 제외하면 엄밀히 따져 정상 범주에 속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대부분의 시체 성애자는 IQ가 정상적이며, 직업도 있기 때문에 정신병 범주 안에 속하지 않는다는 연구가 있었다.

만약 시간증을 이겨내고 싶다면, 성도착증 관련 전문가에게 상담이나 이상 성애 욕구 치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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