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픽사베이

세균 감염과 바이러스 감염을 구별해 주는 유전자표지가 개발됐다. 항생제 처방 여부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메디컬센터는 바이러스 감염과 박테리아 감염을 정확히 구별해 주는 유전자표지 11개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의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사실 세균 감염과 바이러스 감염은 구별하기 쉽지 않은 경향이 있다. 이 연구에 참여한 앤 팔시 교수는 "기도 감염 원인 진단은 굉장히 까다로운 일이다. 고열,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오는 심각한 환자들의 경우 특히 까다롭다"라고 말했다. 공통적인 증상이 겹칠 경우 판단이 쉽지 않은 것이다.

연구는 가벼운 기도 감염을 앓고 있는 성인 9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개발한 유전자표지를 환자의 혈액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 전반적인 연구 과정. 출처 : 연구 '성인 호흡기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세균감염과 비세균감염을 구별 짓는 전사체 생체표지'

우선 연구진은 과거 수아레즈 연구진이 밝혀낸 10개의 유전자 발현을 조사했다. 수아레즈 연구진은 세균 감염과 바이러스 감염의 유전자 발현 양상을 비교 연구한 바 있다. 또 유전자 발현이 달랐던, 즉 세균성 기도 감염과 바이러스성 기도 감염을 구별 짓는 유전자 141개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생물학적으로 흥미로운 유전자 9개를 추리기도 했다.

이후 연구진은 경로 탐색 방식으로 새롭게 나타난 유전자 발현을 찾아냈다. 양적 중합효소연쇄반응(qPCR)을 통해 RNA 염기 서열 발현의 유효성을 평가했다.

실험 결과, 연구진은 반응이 나타난 유전자표지 11개를 발견했다. 세균 감염에 반응한 유전자표지는 41건, 바이러스 감염에 반응한 유전자표지는 53건이었다. 이 대학의 소아과/생체의학유전학 교수인 토마스 마리아니 박사에 의하면, 유전자표지는 세균 감염 환자를 80~90% 상당 정확하게 구별해 냈다.

▲ 출처 : 픽사베이

향후 이 같은 유전자표지를 삽입해 경과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세균 감염과 바이러스 감염을 식별할 수 있게 된다면, 항생제 투여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항생제 투여 남용을 방지하는 효과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항생제는 세균을 죽일 수 있지만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다.

팔시와 마리아니는 표본 크기가 작다는 한계를 인정했다. 표본이 작은 탓에 유전자표지를 모든 환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팔시는 "의사들이 충분히 확신해 편안하게 세균 감염을 확인하는 데 쓸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팔시의 연구는 미 연방 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길항미생물저항성진단대회(Antimicrobial Resistance Diagnostic Challenge)에서 수상했다. 해당 대회는 개발한 유전자표지를 사용해 혈액 테스트 등 진단 테스트 샘플을 계속해서 연구 및 개발할 수 있도록 팔시에게 5만 달러(약 5,600만원)를 연구비로 지원했다. 해당 유전자표지는 현재 특허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영국 셰필드 대학교에서도 비슷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 10월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대학교 소속 학생들은 세균 감염과 바이러스 감염을 진단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었다.

이 장치는 유전공학 기술로 조작한 세균을 활용해 혈액 샘플 속의 세균 감염 여부를 감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도구는 리포칼린 등의 단백질을 감지함으로써 세균 감염인지 바이러스 감염인지 구별해 준다. 이 같은 단백질은 면역세포가 세균 감염에 반응할 때 수치가 크게 증가한다. 해당 단백질은 세균이 철(양분)에 접근할 때 사용하는 분자들을 묶어두는 역할을 한다. 즉, 리포칼린 단백질 수치가 낮으면 세균 감염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인 것으로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세이리 장암 학생은 "항생제 내성은 큰 문제로, 그래서 프로젝트를 항생제 내성으로 정했다. 항생제 내성 문제를 완전히 뒤엎을 수는 없지만, 우리 장치가 있으면 항생제 내성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 'iGEM2016'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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