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면역 체계를 차단하기 위해 엑소좀을 활용한다(출처=플리커)

엑소좀(Exosome)은 단백질과 RNA, DNA가 들어있는 매우 작은 혈관으로 세포에서 생성돼 다른 세포로 전달된다. 암은 면역체계를 차단하기 위해 엑소좀을 사용한다. 최근 연구자들이 이 엑소좀을 사용해 암과 여러 질병을 표적으로 삼아 약물을 전달할 방법을 개발 중이다.

엑소좀, 물질 전달에 관여

엑소좀은 지름이 30~100나노미터(nm)이며 세포액으로 가득한 지방질로 된 소형 풍선이다. 그리고 포유동물 및 여러 복잡한 다세포 생물을 포함한 생명체인 진핵생물의 세포 주변 체액으로 전달되어 세포 주위를 순환한다.

진핵 세포는 세포외 기질(ECM)이라는 밀도 높은 섬유 물질로 둘러싸여 있다. ECM 내에 들어있는 엑소좀은 매트릭스 결합 나노소포(MBV)라고도 알려져 있다.

이같이 건강과 질병의 바이오 지표인 예후를 보조할 수 있고 약물 전달 장치로 기능할 수 있는 엑소좀의 임상적 적용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엑소좀은 1987년 처음으로 미성숙한 적혈구인 망상적혈구에서 만들어진 소포로 설명됐다. 엑소좀은 내재화된 세포 표면막에서 유도되기 때문에 세포 표면 단백질이 엑소좀의 자체 표면에 많이 들어있다. 그리고 엑소좀의 내부 체액에는 단백질과 RNA, 심지어 DNA도 포함되어 있는 세포의 구성요소가 들어있다. 또한, 단일 엑소좀에는 약 20만 개의 분자가 들어있다.

이 같은 엑소좀은 세포 사이에서 분자를 전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암성 세포나 수지상세포와 B세포 같은 면역 세포도 적용된다

암, 면역체계 차단 위해 엑소좀 사용

면역 세포는 암 같은 비정상적인 자가 세포를 지속적으로 찾아내 파괴한다. 따라서 암 세포가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서 면역체계를 공격할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암세포는 생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세포 표면에 소위 말하는 면역관문단백질을 표현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면역관문단백질이 보통 병원균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T세포라는 특수 면역 세포와 결합할 때 T세포는 비활성화된다. 이러한 면역관문단백질을 프로그램된 세포사멸단백질1(PD-L1)이라고 한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웨이 구오 생물학과 교수는 종양의 면역 억제 기능에서 엑소좀과 PD-L1의 역할을 연구했다. 구오 교수의 연구팀은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과 유방암, 폐암이 엑소좀이 들어있는 PD-L1을 배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엑소좀이 들어있는 PD-L1이 혈액 내를 순환하다가 T세포를 차단한다는 것이다. 이는 종양이 면역체계를 공격하는 한 방법이다.

엑소좀은 혈액 내를 순환하기 때문에 진단 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항암치료 후 PD-L1 엑소좀이 줄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PD-L1 엑소좀이 감지된다면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암치료 주사 대신, 알약 제조에 사용 가능

암은 인체에 대항하기 위해 엑소좀을 활용하지만 연구자들은 암을 제거하기 위해 엑소좀을 이용해 형세를 역전하려고 한다. 콜로라도대학 건강과학센터의 톰 앤코도키 및 마이클 그래너 박사는 최근 엑소좀을 통해 전달된 먹을 수 있는 항암화학요법을 고안해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상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항암화학요법은 주사를 사용한다. 항암화학요법에 사용되는 치료제를 먹으면 소화가 되어 효과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분자가 소화계통에서 분해되지는 않는다.

모유는 아기들에게 항체를 전달할 수 있다. 모유 속 항체는 체내로 들어와 소멸되지 않고 소화계통을 통과한다. 그리고 혈류 속으로 들어간다. 이와 유사하게, 우유에도 RNA가 들어있는 엑소좀이 있다. 우유 속 RNA는 인간 유전자 표현형으로 변형될 수 있다.

▲암은 인체를 공격하기 위해 엑소좀을 이용한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위장 벽에는 이 같은 엑소좀 표면을 인식할 수 있는 수용체가 들어있어 선별해 혈류로 전달한다.

여기에서 착안한 연구팀은 이 엑소좀을 채취해 그 안을 항암치료물질로 채운 후 주사가 아닌 알약 형태로 암 환자의 혈류 속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당뇨병도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당뇨병 환자들은 매일 인슐린을 자가 주사하고 있으므로 엑소좀을 활용하면 주사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신경계 질환 치료의 가능성

헨리포드헬스시스템(Henry Ford Health System) 연구팀은 엑소좀 분야의 선구자들이다. 그들은 뇌졸중 및 뇌진탕을 포함한 외상성 두뇌부상(TBI), 신경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뉴로트라우마 사이언스(NeuroTrauma Sciences, NTS)와 협업해 엑소좀을 개발했다. NTS의 자회사인 뉴로엑소 사이언스(NeurExo Sciences)는 승인받은 엑소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팀은 엑소좀이 뇌졸중이나 외상성 두뇌 부상에 상당한 치료적 효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임상 전 모델을 증명했다. 이는 엑소좀이 혈관 뇌 관문을 가로지를 능력이 있기 때문이며, 다른 치료제는 할 수 없는 기능이기도 하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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