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위키미디어

인스타그램 사진으로 우울증을 감별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로 정신건강 문제를 진단하는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 버몬트 대학교에 의하면, 인스타그램 사진을 머신러닝이 적용된 컴퓨터로 분석했을 때(70%)가 의사(42%)보다 더 정확하게 우울증을 진단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크리스 댄포스는 "이는 우울증을 비롯한 다른 정신질환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다"라면서 "이 방식으로 임상 진단이 내려지기 전에 우울증을 판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댄포스는 버몬트 대학교 수학통계학과 교수이자 이 대학 컴퓨터스토리연구소의 공동 소장이다.

연구진은 피실험자 166명에게서 4만 3,950장의 사진을 수집하고 정신건강 기록을 제출 받았다. 피실험자는 아마존의 메커니컬 터크를 통해 모집한 자원자로, 대략 절반은 최근 3년 내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후 연구진은 실험 대상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밝기, 명암, 색상 선호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우울함을 느낀 집단은 건강한 사람보다 대체로 어두운 색, 파란색, 회색이 강한 사진을 대체로 게재했다. 또 건강한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발렌시아 같은 따뜻한 느낌이 나는 필터를 사용했다. 우울한 사람들은 흑백 효과가 나는 잉크웰 필터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 우울한 사람과 건강한 사람의 선호 필터. 출처 : 연구 '인스타그램 사진은 우울증 예측 지표'

연구진은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의 경우 문자 그대로 이미지에서 색을 전부 빼내 버리는 필터를 좋아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또 사진 속 얼굴로도 우울증을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의하면 우울한 사람들은 건강한 사람들보다 사람 얼굴이 나온 사진을 게재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들과 달리, 대체로 사진당 얼굴 수는 적었다. 댄포스와 앤드류 리스는 "사진에 얼굴 수가 적다는 점은 우울한 사람들이 더 작은 환경에서 상호작용한다는 간접적인 지표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울증과 사회적 상호작용 감소를 관련짓는 다른 연구가 있었다. 앤드류 리스는 하버드 대학교 소속으로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진은 "이 '슬픈 셀카' 가설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연구는 에 실렸다.

▲ 우측 사진이 좌측 사진보다 명도 및 채도는 낮고, 색상은 높다. 우울증 환자는 우측 사진처럼 게재할 가능성이 높다. 출처 : 연구 '인스타그램 사진은 우울증 예측 지표'

우울증 분석 : 머신러닝 vs 인간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과 우울한 사람의 인스타그램 포스트를 구별하라고 피실험자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피실험자들은 컴퓨터만큼은 효율적이지 않았지만 구별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컴퓨터가 찾아낸 사진의 특징과 거의 또는 아예 관련이 없었다. 댄포스는 "분명히 사람이 컴퓨터보다 친구를 더 잘 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인스타그램을 하는 사람으로서, 생각만큼 우울증을 감별하는 것은 잘 하지 못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 진단은 컴퓨터 알고리즘이 의사보다 더 정확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컴퓨터가 정식 진단 전에 우울증 신호를 감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댄포스는 "이는 병원에 더 빨리 갈 수 있게 도와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병원에서도 진료의 일환으로 환자의 소셜미디어 기록이 뜨는 미래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인스타그램 진단은 정신질환 발병 여부를 조기에 포착하거나 검진 비용을 낮추거나 오진을 피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진단의 경우 머신러닝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차원과 프라이버시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댄포스는 "우리는 기계의 도덕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라면서 "많은 정보가 디지털 발자국으로 남겨지고 있다. 앞으로 영리한 인공지능이 신호, 특히 정신질환에 대한 것을 찾아낼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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