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내과(JAMA Internal Medicine)에 실린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자살 예방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자살을 소재로 다룬 넷플릭스의 "13가지 이유"(13 Reasons Why)가 방영된 후 19일 만에 구글 검색에서 자살 관련 단어의 검색량이 2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가 동시에 시즌 1의 13가지 에피소드를 공개해 인기를 끌었고, 시즌 1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17세 여학생인 한나 베이커(Hannah Baker)의 자살 장면을 3분 동안 보여줬다. 이 드라마는 한나가 자살하기 전, 자신이 자살한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닮은 테이프를 주변 친구들에게 보내며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뤘다.

넷플릭스가 '13가지 이유'를 방영한 지난 3월 31일 이후 3주 만에 1100만 건의 해당 드라마 관련 트위터가 올라왔고 구글의 자살 관련 검색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이로 인해 미 학교심리학자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School Psychologists)는 '열 세가지 이유'에서 한나의 자살을 청소년이 모방할 수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이 드라마를 보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일부 어린이 정신과 의사들은 자살을 시도한 어린 환자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13가지 이유'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시내티 어린이 병원 아동 정신의학과 의사인 댄 넬슨(Dan Nelson)은 지난 5월 자신이 만난 12세 환자가 '13가지 이유'를 보고 자살을 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닌 평범한 일인 것처럼 느껴졌다고 얘기했다고 말하며 "30년 간 나는 어린아이가 자살은 평범한 일이라고 말하는 것을 한 번도 듣지 못했고 그 후로 13가지 이유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자살 관련 검색만 150만 건

'13가지 이유'가 방영을 시작한 이후 구글에서 자살 관련 검색어가 19% 증가했다는 것은 자살 관련 검색이 약 90만 건에서 150만 건가량 행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13가지 이유' 방영 후 19일 간 특히 '자살하는 방법', '자살 예방 상담 번호', '청소년 자살'과 같은 검색어가 특히 증가했으며 자살 관련 상위 20개 검색 중 17개가 자살 생각과 자살 방법과 같은 단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글의 자살 검색 증가가 실제 자살 시도의 증가를 이끌어 냈는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인터넷에서 자살 관련 검색을 하는 것과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는 것은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자들의 유일한 결론은 자살에 대한 생각과 방법이 공유되면서 자살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존 에이어스(John Ayers) 연구팀은 실제 자살 시도와 구글의 자살 관련 검색량의 상승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보스턴 아동병원의 정신과 교수인 킴벌리 오브라이언(Kimberly O'Brien)은 이를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한다.

오브라이언 교수는 "13가지 이유"에서 한나 베이커가 자살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싶어하는 어린 학생들을 연구한 여러 정신 의학적 보고서를 읽었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교수는 "13가지 이유가 한 사람의 자살 방법을 매우 자세히 묘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취약성이 높은 사람들은 모방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미 켄터키 주 북부 고등학교 학생인 하이디 앤더슨(Heidi Anderson)은 '13가지 이유'에서 한나가 자살한 방법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하며 자살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자살 시도 이유를 설명했다.

'13가지 이유' 자살 장면

'13가지 이유' 자살 장면에서 한나는 욕조에 물을 채운 다음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날카로운 면도칼을 이용해 자신의 손목을 그었다. 그어진 손목을 통해 혈액이 흐르면서 화장실 바닥과 욕조 안은 한나의 피로 빨갛게 물들고 한나는 끝내 자살에 성공한다.

에이어스와 오브라이언 교수는 일반적으로 검열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13가지 이유'를 시청할 어린 학생들의 자살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 자살 장면을 편집할 것을 제안했다. 일련의 논란 때문에 넷플릭스는 한나가 손목을 긋고 자살한 마지막 장면을 포함하여 매우 자극적으로 여겨지는 3편의 에피소드 앞에 경고문을 띄웠고 링크를 통해 자살 방지 포털과 자살 예방 상담 전화번호를 공지했다.

성명서에서 넷플릭스는 "우리는 항상 이 드라마가 어려운 주제에 관한 토론을 장려하고 확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우리는 더욱 철저한 준비와 공부를 통해 13가지 이유 시즌 2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13가지 이유' 시즌 2는 이미 촬영이 시작되었고 2018년 방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