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부족한 청소년 [출처=게티이미지]

수면 부족은 온종일 피로, 우울감, 행동 변화 등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두통이 생길 수 있고 인지 능력, 집중력, 반사 능력, 기억력 저하로 이어진다. 하지만 십대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은 이러한 증상 외에도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

청소년의 수면 시간과 행동 간 상관관계

미국 의사협회 발행 학술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야간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학업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배제하더라도 행동 변화가 일어나며 특히 위험한 행동을 경향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정보지 테크타임스는 10대 청소년은 밤에 10시간 이상 방해받지 않은 수면을 취해야 다음날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학교 공부와 방과 후 과제, 교우 생활뿐 아니라 침대에 누워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현대 청소년들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가 어려운 환경에 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등학교 학생의 70%가 수면부족 상태이며, 이로 인해 학습 능력 부진이나 부적절한 사고 판단 등 인지 능력 문제를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의 수면 및 생체리듬 장애 센터의 매튜 위버 박사는 "고등학생의 경우 수면 시간이 적을수록 위험한 행동을 더 많이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 일탈은 청소년들의 주요 사망 원인인 사고나 자살의 전조가 된다. 따라서 수면은 청소년의 건강와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잠 부족할수록 위험한 행동 가능성 높아

위버 박사의 연구진은 '청소년 위험행동 서베이'에 참여한 전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추가 설문을 진행했다. '청소년 위험행동 서베이'는 전국 6만7615명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8년 간 사망이나 장애와 연관성이 높은 건강 관련 행동을 집중 조사한 서베이다.

위버 박사의 연구진은 추가로 응답자 각각의 안전과 위험 행동을 개별적으로 조사하고, 응답자의 연령, 성별, 인종 등을 수학적 모델에 따라 분류해 수면 시간과 행동 간 연관성이 있는 파악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0% 가량이 기본 수면시간인 8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고 있었으며,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 응답자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더욱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30%의 응답자와 비교해,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인 응답자는 알코올, 담배, 마리화나 및 여타 약물 남용, 위험한 성생활, 음주운전 등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 또한 수면시간이 짧은 응답자는 무기를 소지하고 다니거나 싸움에 휘말리는 경우도 더 많았다.

위버 박사는 "부족하고 질이 낮은 수면으로 인해 집행 기능 및 논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액골 피질의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생리적 설명이 가능하다"며 "뇌의 이 영역은 보상 처리와 연관이 있어 이 부분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결정을 내리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수면부족 청소년, 자살 가능성도 높다

수면부족 청소년은 위험한 행동 외에도 우울증, 불안증, 자해 등 정신적 문제를 키울 가능성도 높다.

또한 위버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인 응답자는 자살이나 자해 생각을 할 가능성이 3배, 실제로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에 한계는 있다. 위버 박사의 연구진은 청소년의 수면시간과 행동 간 연관성이 있다는 점은 밝혀냈으나, 응답자가 자신의 수면시간과 행동에 대해 직접 응답하는 형식은 부정확할 경우가 많으므로 정확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수면시간과 행동 간 인과관계 요인을 증명해내지는 못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청소년 자녀가 학업과 방과 후 활동으로 이미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밤에라도 스마트폰 보는 시간을 줄이고 과도한 당 및 카페인 섭취를 삼가게 하고 낮 시간에 운동량을 늘리게 하면 수면 시간과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맥주 마시는 청소년 [출처=123RF]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이택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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