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종은 권위자의 명령에 따라 행동을 취하는 등의 사회적 영향의 한 형태다(출처=123rf)

복종은 종종 사회적으로 미덕으로 간주할 때가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실험이 바로 밀그램의 복종 실험으로, 이 연구를 통해 복종은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서 가장 바람직한 성격 특성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물론 일부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여전히 권력의 위치에 있는 누군가의 명령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측면은 분명히 존재한다. 권위자의 명령에 어느 정도까지 굴복하고 다른 사람을 해할 수 있는 명령에 복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을 통해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복종이란?

복종은 권위자의 명령에 따라 행동을 취하는 등의 사회적 영향의 한 형태로 간주한다. 여기에는 3가지의 요소가 존재하는데, 먼저 명령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우수한 지위를 가진 사람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사회적 힘에 달려있다.

밀그램의 실험 배경

밀그램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나치스 친위대 중령이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1961년 전범 재판을 받는 과정을 보고 실험의 영감을 얻었다. 아이히만은 전쟁 당시 수많은 유대인들을 살해하라는 명령을 받고 따랐다고 주장했는데, 이러한 언급이 밀그램의 흥미를 자극한 것이다. 이에 1974년 '권위에의 복종(Obedience to Authority)'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책에서 아이히만과 몇몇 유대인의 죽음을 초래한 다른 병사들이 정말로 공범자가 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그들이 당국에 단순히 복종하고 있었던 것인지를 물었다.

▲복종의 3가지 요소는 명령권, 지위, 그리고 사회적 힘이다.

밀그램 실험

실험을 위해 밀그램은 신문 광고를 통해 40명의 남성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30~450도 범위의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전기충격기를 활용토록 했다. 충격기는 '경미한 충격', '보통 충격', '위험:심각한 충격'이라고 표시된 3개의 스위치가 달려있었으며, 마지막 두 스위치는 'xxx'로 표시됐다.

연구에는 사실 학생과 교사로 지정된 가짜 피실험자들이 존재했다. 이들은 각각 학생과 교사로 연기를 했는데, 학생이 잘못된 대답을 할 때마다 교사는 학생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도록 참가자들에게 명령했다. 참가자들은 이들이 가짜라는 사실을 모르고 실제 전기 충격기라고 생각한 장치를 사용했다.

그리고 학생은 전기 충격을 받을 때마다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내야한다 충격이 300V가 넘어가면 벽을 치면서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애걸도 한다. 그러나 교사가 더 극단적인 충격을 주도록 했을 때는 학생은 비협조적으로 나아가도록 했는데, 가령 조용히 침묵을 지키면서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침묵 반응은 잘못된 대응으로 간주돼, 참가자들은 충격 수준을 더욱 높이도록 요청받는다.

실험에서 참가자들의 대다수는 실험을 지속해야 하는지 물을 수 있다. 그러면 실험자들은 4가지의 응답을 활용할 수 잇었다. 가장 먼저는 계속하라는 답이며, 그 다음으로는 실험을 계속해야 한다는 답이다. 그리고 실험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라는 답, 마지막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계속해야 한다는 답이다.

실험 결과

실험 결과는 꽤 충격적이었다. 처음에는 100명 가운데 3명만이 최고 수준으로 전기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참가자의 65%가 실험을 지속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많은 사람이 실험 도중 분노를 표하면서 명령에 고민하긴 했지만, 실험이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충격을 가했다.

실험을 진행하면서 많은 참가자가 실제로 불안감을 느꼈다. 이에 실험자는 실험을 끝내고 실험의 자세한 과정과 학생들의 전기 충격에 대해 고통받는 연기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는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84%는 자신이 실험의 일부로 참여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1%만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뻔했다고 대답했다.

실험이 주는 교훈

밀그램은 참가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전기 충격을 지속적으로 가하는 잔인한 방법을 택한 이유에 대한 답으로, 권위 있는 인물의 명령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물론 최대 충격을 주는 데는 많은 요인이 작용했지만, 결국에는 귄위있는 사람의 명령이라는 점과 실험을 진행한 주체가 예일대라는 평판 좋은 기관이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참가자는 분명 연구팀이 전문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신뢰를 하고 있었고 자신이 역할에 충실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연구팀이 참가자에게 전기 충격이 상처를 입을 수는 있지만 치명적인 수준이라고 말하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

밀그램은 이에 적대감을 느끼지 않는 그러면서 자신의 의무를 수행하려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도, 파괴적인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자신의 직업이 파괴적인 영향을 끼치고 당국이 기본 도덕 기준에서 벗어난 일을 수행하도록 지시하더라도, 오직 소수의 사람만이 상사를 상대로 거부를 행사한다고 설명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손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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