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출처=게티이미지)

지난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나 우려를 사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메탄, 아산화질소와 더불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7년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2016년 대비 1.4% 증가한 325억 톤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자동차 1억 7,000만대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 수치다. 지역별로 아시아, 그 중에서 중국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총 91억 톤으로 전체의 4분의 1이 넘었다.

세계 경제의 꾸준한 성장세, 화석연료의 가격 하락, 에너지 효율 제고 노력의 감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2017년 세계 에너지수요는 2016년 대비 2.1% 증가한 140억 5,000만 TOE(tonnes of oil equivalent), 그 중 화석연료가 81%를 차지했다. 석탄·석유·천연가스를 전기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가 전체의 25%로 가장 높았다. 농업·임업 등 토지 이용으로 인한 탄소가 24%, 지상·항공·해상 운송으로 인해 발생한 탄소가 14%로 그 뒤를 이었다. 가솔린·디젤을 비롯한 석유연료가 세계 교통에너지의 195%를 차지했다.

IEA는 "2017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의 증가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지구촌의 노력에 대한 경고이며, 파리 기후협약 목표 달성을 위한 현재의 노력이 크게 부족함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산화탄소 억제와 더불어 탄소중립(carbon-neutral)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대기 중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을 상쇄할 정도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 총량을 '중립' 상태로 만든다는 뜻이다.

산림을 조성해 이산화탄소를 묶는 것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해안 초목, 그 중에서도 맹그로브 숲이 최근 주목을 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맹그로브 숲은 물고기의 산란장소, 은신처, 먹이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해양 생물체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태풍이 왔을 때는 바람을 막는 방풍림 기능을 하고, 무성한 뿌리는 약한 뻘을 잡아 토양 유실을 막는 방파제 역할까지 한다.

무엇보다 맹그로브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동남아 해안지역이 대표적인 군락지인 맹그로브 숲은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같은 면적의 열대 우림보다 5배 뛰어나다. 또한 전 세계 맹그로브 숲이 흡수하는 연간 이산화탄소량은 2,000만 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아마존 숲과 더불어 '지구의 탄소 저장고'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더욱이 맹그로브는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싱가포르국립대(NUS) 다니엘 프리에스(Daniel Friess) 부교수는 "맹그로브는 제대로 하면 숲을 조성하는 데 몇 년이면 충분하다"며 "더 많은 탄소를 잡아가두는데 맹그로브만큼 효과적인 수단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최근 동남아시아 일대에 개발 열풍이 불면서 맹그로브 숲이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각국 정부와 개발업자들은 목전의 이익에 급급해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짚어 봐야 한다.

▲맹그로브 숲은 아마존 숲과 더불어 지구의 탄소 저장고로 불린다(출처=123RF)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조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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