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기술은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의료 분야에 유용하다(출처=셔터스톡)

가상현실(VR) 기술은 생명을 구하는 기술 개발부터 미래의 의사 훈련에 이르기까지 건강 및 의료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될 수 있다. 2020년까지 이 분야의 세계 시장 가치는 38억 달러(약 4조 2,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VR은 사용자를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데려간다. 그래서 약물 중독자나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건강 관리 분야는 수술 시뮬레이션, 공포증 치료, 로봇 수술 및 기술 훈련 등을 위해 VR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많은 연구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부터 조현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VR 기술을 사용했다. VR 기술은 의료 전문가가 환자에 대해 더 나은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시뮬레이션을 생성한다.

사이언스 뉴스는 편집형 조현병을 앓는 환자의 VR 기술 경험을 보도했다. 이 환자는 VR 기술을 사용해 가상의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서 군중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학 연구진은 환자가 시뮬레이션에 압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이후 과학자들은 공포증 및 기타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VR 기술을 사용했다. 이제 전 세계가 첨단 디지털 세상으로 변화하면서 VR 사용의 개선점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재활 훈련 등에 VR을 사용하는 의료 전문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VR과 재활

공포증 치료에는 VR 기술이 매우 유용하게 쓰이며, 이 점은 이미 판명된 사실이다. 공포증은 잠재적인 위협이 적은 상황이나 특정 상황에 대해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VR은 일종의 전산화된 인지 행동 치료법의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다.

전산화된 행동 요법은 사람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지 왜곡이나 행동을 변화시키고, 정서적 규칙을 개선하며,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개인 대처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둔다. VR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기술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가상 환경에서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탐색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반얀중독치료센터(Banyan Treatment Center Pompano)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내용에 따르면 약물 등에 중독돼 재활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도 VR 기술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물론 VR 기술과 검증된 치료법을 함께 적용하는 편이 좋다.

정신 건강과 기술

중독자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탐색한다. 심리학자들은 VR 기술을 연구해 정신 건강 문제와 치료법의 연관성을 찾는다. 미국정신건강가족연맹협회(National Alliance on Mental Illness, NAMI)에 따르면 매년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정신 건강 문제로 영향을 받고 있다.

심리학 커리어는 성인 5명 중 1명이 불안정한 정신 건강으로 인해 삶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900만 명이 넘는 성인이 심각한 수준의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5명 중 1명의 청소년이 정신 건강 장애 진단을 받는다.

건강 관리 산업이 아직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돕는 데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춘 것은 아니다. 그래서 1,930억 달러(약 214조 5,000억 원)가 손실되기도 했다. 심리적 장애는 의학 연구 자금의 5% 정도만을 지원받는다. 그리고 국민 건강 보험의 보조금은 13%만을 지원받는다. 카운셀링 또한 정신 건강 치료에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환자가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고 더 건설적으로 행동하는 상황에 직면한다면 훨씬 강력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VR 기술이 환자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기술은 정신 건강 전문가가 복잡한 심리 장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연구진은 조현병 환자를 VR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가상 공간 속의 아바타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옥스포드대학 임상심리학과 데이비드 프리먼 교수와 연구팀은 VR 실험에 참가한 그룹의 모든 참가자가 VR 체험 후 두려움이 감소한 것을 느꼈으며 평균 감소율은 68%였다고 전했다.

VR과 행동

사이언스 데일리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스탠포드대학 연구진이 최근 실시한 연구 결과 VR 기술이 공감 훈련과 함께 진행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스탠포드대학 연구진은 '노숙자 되기'라는 VR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더 많은 사람들이 노숙자에게 공감하고 동정심을 갖도록 만들 수 있다. 즉 몰입형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개인의 인식, 감정, 경험 등을 향상시킨다.

연구에 참가한 사람들은 사회 전반의 제도나 상황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이 VR 실험 참가자 대부분이 노숙자들의 생활 조건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으며 참가자 중 82%는 저렴한 주택 지원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탄원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VR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사람들의 행동까지 바꿀 수 있다(출처=셔터스톡)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조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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